(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연기금, 공제회의 메자닌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우량 매물로 꼽히던 메리츠종금증권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사모 발행에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 공제회가 대거 참여했다.

높은 배당률에 향후 보통주로 전환 시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참여 연기금, 공제회의 기대가 컸지만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제3자 배정 증자로 사모 발행한 기명식 누적적 비참가적 전환상환우선주에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가 참여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말 그대로 사전에 약속한 기간에 발행 회사로부터 상환을 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말한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대표적인 메자닌 투자다.

우정사업본부는 500억 원을 투자했다. 통상 사모투자신탁이나 합자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형식을 통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직접 투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이니어스인마드리드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1천억 원을,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골든브릿지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5호를 통해 170억 원을 투자했다. 노란우산공제회는 큐브이엠제삼차를 통해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 외에 캐피탈사와 증권사,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이 참여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을 3조 원으로 늘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합류하기 위해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7천480억 원을 확보, 자기자본을 3조 원 이상으로 늘렸다.

전환상환우선주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코스닥 회사들이 주로 발행하는데, 실적이 좋은 데다 초대형 IB로 성장 가능성이 큰 메리츠종금증권이 발행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8종류의 맞춤형 상품을 선보여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우정사업본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투자한 제3차와 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한 제4차의 경우 주당 발행가가 4천600원으로 할인 발행됐지만 우선 배당률이 연 3.90%로 낮다. 발행일로부터 1년 후부터 30년까지 1대 1로 전환이 가능하다.

1~2차는 기준가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우선 배당률이 연 4.40%, 4.70%로 높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전환상환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해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과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기대가 투자로 이어졌다.

국내 연기금, 공제회의 투자 열기와 달리 국민연금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메리츠종금증권 보통주 6천118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만 10.10%에 달한다. 지난해 말만 해도 7.93%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매집해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보통주보다 우선해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보통주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올해 초 3천 원대 중반에 머물던 주가는 전일 5천260원까지 올라 평가차익도 대폭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 상장사들의 전환상환우선주는 구하기 힘들고, 메리츠종금증권처럼 높은 수익성과 탁월한 강점을 보유한 곳이 메자닌을 발행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주요 장기 투자기관이 관심을 보였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이 보통주 배당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이 있어 국민연금의 향후 매매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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