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차관보 "잠재성장률 3% 내외로 판단"

물가 1.9% 상승ㆍ민간소비 2.3% 증가ㆍ설비투자 9.6% 증가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경상수지 흑자 720억 달러로 축소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올려 잡았다.

정부의 전망이 현실화하면 2014년 3.3%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3%대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2015년과 2016년 성장률은 2.8%로 2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쳤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작년 12월 제시한 2.6%에서 무려 0.4%포인트(p) 상향 조정한 것으로, 세계 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인한 정책효과가 반영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가 보기에는 잠재성장률은 3% 내외라고 본다"면서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모델을 통해 생산력을 향상하면 3% 성장도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전망치는 한국은행과 국제기구, 국책ㆍ민간연구기관이 제시한 수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달 한은이 2.6%에서 2.8%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2.7%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 성장을 전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6%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민간연구기관 중에서는 한국경제연구원이 2.9%로 가장 높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8%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정부는 설비와 건설투자는 IT 업황 개선과 건설업 호조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는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으로 증가세가 미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세계성장률과 교역량 개선, 반도체 등 주력품목 호조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실제 올해 상반기 수출은 2천33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액의 경우 통관 기준 514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2014년 10월의 516억 달러 이후 월별 기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상 최근 경기에 온기를 퍼뜨리고 있는 주된 요인은 수출인 셈이다.

정부는 다만,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작년 말 이후 수출회복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수출 증가 폭은 점차 축소할 것으로 봤다.

보호무역주의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수요위축 가능성,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의 하방 위험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연간 9.6%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수출 증가와 글로벌 IT 업황 호조, 기업실적 개선 등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낸드플래시 등 대규모 반도체 제조장비 투자 등에 힘입어 기계류 투자가 설비투자 회복을 견인할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에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면서 하반기에 투자 여력이 약화하고 제조업 가동률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민간소비가 연간 2.3%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임금 수준이 정체되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작년보다 0.2%p 낮게 본 것이다.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임금상승률과 실질구매력이 둔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회복을 지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중금리가 오르면 민간소비 회복세를 더욱 지체시킬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그동안 경기 회복의 견인차 구실을 해 온 건설투자는 작년의 10.7%보다 크게 떨어진 6.7%로 전망했다.

연간 취업자는 34만 명 내외 증가로 예상했다. 작년보다 6만 명 늘어날 것이란 예측으로 수출과 투자 회복, 주택 준공물량 증가, 일자리 추경 등의 영향으로 개선될 것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생산 가능 연령(15∼64세)의 고용률은 66.7%로 작년의 66.1%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는 연간 1.9%로 전망했다.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등 공급측 상방 압력이 점차 완화할 것으로 보여 4분기 이후 상승세는 꺾일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일시적 요인을 제거한 근원물가는 1% 중반대로 안정세를 보이나, 기상재해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생산기반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의 987억 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720억 달러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과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중국 관광객 감소와 구조조정 영향, 해외건설 수주 부진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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