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내달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바이백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데다 올해 남은 기간 바이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단기물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진단했다.

25일 연합인포맥스 국채추가발행 현황(화면번호 4516)에 따르면 내달 예정된 3조5천억 원 규모의 바이백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내달 국고채 바이백은 2018년 만기가 돌아오는 5종목을 대상으로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해당 종목은 15-3호, 15-7호, 13-1호, 13-5호, 8-5호다.

올해 국고채 바이백이 채권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는 아니었다. 2018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가 상당하므로 만기분산차원에서 바이백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그런데도 올해 상반기 국고채 바이백이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다 보니, 하반기에 바이백이 몰리면서 수급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달에 이어 8월까지 3조 원 넘게 바이백이 실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시장은 매월 3조 원 가량의 바이백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으로 치면 18조 원 규모다.

이런 이유로 바이백 해당 종목은 강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국고채 3년 비지표물인 15-3호의 경우 장내거래에서 전일 대비 3.8bp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비슷한 만기인 통안채 1년물이 전일 대비 0.2b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국고채 발행 스케줄을 서두르고, 하반기에는 발행량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가 균등발행을 하더라도 비경쟁인수 물량 등을 고려하면 연간 발행량 중 절반 이상이 상반기에 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바이백 현황을 살펴보면 통상 하반기에 바이백이 집중된다. 이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하반기 재정 소요를 고려해야 하는 기술적인 요인에 기반을 둔다.

시장참가자들은 바이백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데다 하반기에 발행량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어, 바이백이 수급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올해 하반기에 바이백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월별 2조 원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바이백 종목의 강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추경 통과로 바이백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다"며 "정부가 풀어야 하는 유동성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추경이 통과됐지만, 일자리 추경이다 보니 자금이 바로 투입되지 못할 경우가 많다"며 "바이백 규모를 늘려서 일단 자금을 유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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