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3위 제당업체인 대한제당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내수 시장의 성장둔화를 극복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 대한제당, 중국 사업실적 '빨간불'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한제당의 중국법인 6곳 중 5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천진채홍사료유한공사와 남경채홍사료유한공사의 손실은 각각 1억8천646만원, 1억2천493만원이다. 하남채홍사료유한공사와 옥전부원양식유한공사의 손실은 각각 1억7천899만원, 7천434만원이다. 대한제당홍콩유한공사의 손실은 1억9천58만원이다. 청도채홍사료유한공사만 흑자를 냈다.

지난해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엔 중국법인 6곳 중 4곳이 적자를 냈다. 남경채홍사료유한공사와 하남채홍사료유한공사의 손실은 각각 3억4천64만원, 5억5천589만원이다, 옥전부원양식유한공사와 대한제당홍콩유한공사의 손실은 각각 7억5천999만원, 1억9천509만원이다.

천진채홍사료유한공사와 남경채홍사료유한공사, 하남채홍사료유한공사, 청도채홍사료유한공사는 양돈 사료공장이다. 옥전부원양식유한공사는 양돈 농장이다. 이곳에서 대한제당은 돼지를 사육한 뒤 중국 시장에 팔고 있다. 대한제당홍콩유한공사는 중국과 홍콩, 동남아 지역에 설탕을 수출하고 있다.

적자로 일부 중국법인의 재무구조는 부실한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남경채홍사료유한공사 부채총액은 27억8천839만원으로 자본총액(8억6천543만원)보다 3.2배 많다.

대한제당홍콩유한공사도 부채총액(40억1천764만원)이 자본총액(31억3천66만원)보다 많다. 하남채홍사료유한공사 부채총액은 37억4천237만원으로 자본총액(15억5천37만원)보다 2.4배 많다.

이처럼 중국 사업이 부진한 것은 중국 양돈 농가의 사육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최근 소비 부진으로 중국 양돈 농가의 사육 규모가 30% 감소하면서 중국 사료 생산법인의 실적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비 투자비용이 많이 투입됐는데 아직 이를 웃도는 이익을 내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 '설윤호 부회장이 주도한 중국사업'…성과 저조

대한제당은 내수시장에서 주력인 제당식품과 사료사업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판단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사업 투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중국 사업실적이 다소 부진해 대한제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제당도 지난 5월 공모사채 투자설명서에서 "저(低)당 식품 수요 증가, 내수 시장의 저성장, 업체 간 경쟁심화 등으로 제당식품의 사업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며 "사료사업의 수익성도 제품 차별성이 낮고 경쟁이 치열해 낮다"고 설명했다.

대한제당은 "이 때문에 중국 등 성장성이 양호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사료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요인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사료 사업의 수익창출력 확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대한제당의 제당식품과 사료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각각 46.5%, 25.4%를 차지한다. 제당식품과 사료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에서 각각 86.0%, 0.7%다.

고(故) 설원봉 전 대한제당 회장의 외아들인 설윤호 부회장은 2010년 대한제당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가 2013년 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대한제당은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설 부회장은 중국 등 해외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국 양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중국사업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국 프리미엄 설탕 시장에도 진출해 양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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