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상승하는 데다 실적향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했던 8천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한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급락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 의약품업종지수 상승률 최고…제약·바이오 IPO 심리회복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7일까지 한국거래소 의약품업종 지수는 21.93% 올라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도 9% 올라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개별종목으로는 영진약품(46.20%), 삼성바이오로직스(40%), 명문제약(38.34%), 코오롱생명과학(30.75%), 한미약품(25.61%), 유유제약(21.10%), JW중외제약(20.42%), 녹십자(13.11%), 셀트리온(10.27%), 메디톡스(9.56%), 유한양행(9.27%) 등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만 해도 대부분 제약·바이오 업체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가 희망범위를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시장인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상승하고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발행시장인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 발행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공모가를 산정할 때 유리하다"며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실적향상 기대감…밸류에이션 완화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실적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IPO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녹십자 등 상위 제약사가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우수한 실적을 발표했다"며 "작년 9월 말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판관비율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효과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많은 제약사가 지난해 대비 우수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 의약품업종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연초 대비 21% 증가한 3천891억원으로 전망했다. 코스닥 제약업종의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연초 대비 35.6% 증가한 5천675억원으로 예상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계약 파기와 수정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지난해 말 가파른 주가 조정과 수급 공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며 올 1분기 주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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