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대신금융그룹이 용산구 한남동에 평당 6천만원 안팎의 아파트를 짓는 가운데 이들의 자금 조달 방법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내달 대신그룹이 투자한 한남동 외국인주택 대지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 업무를 시작하고 투자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한다. 이 사업 명칭은 나인원한남(Nine One Hannam)으로 주택단지가 들어서는 도로명에서 유래했다.

앞서 대신F&I는 매각 가격을 6천242억원으로 써내서 이 부지를 낙찰받은 바 있다.

이 중 10%는 계약금으로 납부됐으며 대신F&I는 나머지 5천600억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중도금반환채권을 유동화해 조달했다.





<그림: 나인원한남이 들어서는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현재 모습>

대신증권은 부동산 PF를 통해 토지 매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사업 자금을 조달한다.

나인원한남의 사업규모는 1조4천억원으로 이 중 9천500억원을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부동산 PF를 주관해 받는다.

대신F&I는 1천500억원 규모로 PF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중 선순위채권이 6천500억원, 중순위와 후순위채권이 각각 2천500억원과 500억원이다.

나머지 4천500억원 정도는 대신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등을 이용한다.

사업규모는 조 단위로 크나 최근 한남동의 부동산 시세를 고려할 때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는 게 사측의 판단이다.

대신금융그룹 관계자는 "한남동은 서울 중심지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아파트 입주 단지 수를 330여 가구로 제한해 환경도 쾌적하다"며 "최근 한남동의 부동산 가격을 고려할 때 가구당 40억원 이상에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한남동 건축 사업에서 대신증권은 일단은 PF 주관만 하기 때문에 자기자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중순위와 후순위채권의 경우 자기자본으로 어느 정도 인수할 수밖에 없어 향후 북(book) 운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들 채권은 대출 상환 순위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사들이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자체적으로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부동산 PF 담당 임원은 "이번 사업규모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와 비교했을 때 꽤 큰 사업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중순위와 후순위는 증권사가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추후 북 운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트레이딩 본부 등 북을 사용해야 하는 사업부 간에 조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최근 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워 실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점도 그렇고, 어느 정도 자본 부담을 지고도 한남동 아파트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것도 대신증권 오너가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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