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공급이 여전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하방 기조가 쉽게 꺾이기 어렵게 됐다.

달러-원 환율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일부 숏커버에도 1,120원대 초반에서 크게 반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중 주식 1조568억 원 순매수하면서 매수 우위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11조4천56억 원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채권 순매수 기조도 여전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 채권 잔액은 지난 25일 1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106조1천8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 초인 지난 3일 101조1천87억 원보다 5조756억 원 늘어난 수치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서머 랠리'가 이어지고 있어 달러화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통화 강세·달러 약세에 환차익이 발생하면서 증시의 수급 환경이 개선됐고, 통상적으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펀드 매니저들이 미리 대형주를 사면서 주식 가격이 반등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말에도 각국 중앙은행발 유동성 장세 속에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져 서머 랠리가 연출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말에도 달러화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같은 해 8월 10일 1,100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실제로 현재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 기록의 연속이다. 전일 코스피가 2,453.17까지 올라 지난 21일에 세운 장중 사상 최고치(2,451.59)를 2거래일 만에 경신한 데 이어 뉴욕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기업실적 호조로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S&P 500지수는 장중 2,481.24까지 올라 지난 20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는 장중 6,425.45로 상승해 2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증시 수급에 긍정적이다"며 "환차익 측면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자극해 서머랠리가 예상돼 비중 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레벨"이라며 "실제로 코스피는 달러-원 환율과 매우 유사하게 움직였고, 원화가 달러보다 강할 때 시장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에 따른 하반기 원화 강세 전망은 민간 연구기관에서도 동일하게 내고 있다.

LG경제연구원도 전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하반기 평균 달러-원 환율은 1,135원으로 예상돼 상반기 평균 1,142원에 비해 원화 가치가 소폭 상승할 전망"이라며 "국내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을 배경으로 하반기 중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국 내 주식과 채권 시장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각각 10조9천억 원, 14조5천억 원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주식도 계절을 타 서머 랠리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락 흐름은 유효해 보인다"며 "최근 며칠간 외국인이 주식 순매도했지만 큰 영향이 없었고 전반적으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진 만큼 원화 자산으로의 투자 매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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