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4조5천억 원 달러의 보유 자산 축소 시점을 시사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물가 부진이 언급되거나, 성명서에 두드러진 특징이 포착되지 않으면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6일 "자산 보유 축소의 구체적인 시점 등이 호키시(매파적)하게 나오면 달러-원 환율은 위쪽으로 갈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구름대가 있는 1,130~1,133원대까지는 룸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준 위원들은 올해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딜러는 전체적인 시장 포지션이 숏이니 만큼, FOMC 이후 숏커버가 대거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FOMC에서 별다른 내용이 없으면 달러-원은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한 차례 지지를 받은 1,110원대 중반 아래로 밀릴지는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연준 성명서에 담길 물가 진단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금리 인상이 과거 만큼 높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도 최근 부진한 물가가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3개월 연속 2% 아래에 머물러 있다.

지난 6월 FOMC 성명서에서는 "12개월 기준 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 2% 조금 아래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기적으로 위원회의 2% 목표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경제 전망에 대한 단기적인 위험은 대략 균형 잡혔다"고 기술된 바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인 경기와 고용, 소비, 기업투자, 물가 등 연준의 인식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압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으면, 달러 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FOMC도 물론 중요하지만, 28일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봐야한다"며 "현재 달러 약세에는 물가 부진과 더불어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있어서 시장 예상치 정도가 나오면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6월 FOMC 이후 큰 틀에서 보면 상황이 변한 것이 없다"며 "달러 자체가 물가 부진,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계속 약세"라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이번 FOMC는 기자회견도 없고, 원론적인 내용에 그칠 것"이라며 "1,115원 선에서 시장 자율적으로 속도가 조절되고 있지만, FOMC 이후 본격적으로 1,110원 선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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