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유동성 1조 확보…경영개선계획 90% 달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자회사인 호텔현대 지분 매각을 포함에 올해만 1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호텔현대 지분을 국내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매각금액은 2천억원이다. 이번 계약에는 고용승계를 포함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앞서 현대중공업이 현대삼호중공업의 프리 IPO를 통해 4천억원,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매각을 통해 3천500억원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경영개선 계획의 조기달성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조정, 경영합리화 등을 포함한 총 3조5천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안을 발표한 한 바 있다.

이 과정의 일환으로 지난해에는 현대차와 KCC, 포스코 등의 투자주식과 유휴부동산 등을 매각했고, 현대종합상사와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도 완료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선제적 조치로 사업분할을 실시하며 경영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대중공업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경영개선계획 실행 전인 지난해 1분기 말 134%에서 현재 90% 중반으로 낮아졌다.

하반기에도 현대중공업은 비핵심자산의 과감한 매각을 단행,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금융업 철수 방침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현대커민스와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 미국 현대아이디얼전기 등 비핵심사업 정리도 현재 마무리 단계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호텔현대 매각을 포함해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을 확보하면서 목표의 90% 수준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비핵심자산의 추가 매각을 통해 무차입경영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호텔현대의 인수에 나선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0년 설립된 후 현재 운영자산이 4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투자 전문회사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투자전략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3년 웅진식품을 사들였을 당시 제주도 호텔인 오션스위츠를 웅진그룹에 매각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와 쌍용양회, 코아비스 등 시황을 타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자 고민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현대 인수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적으로 안정적인 펀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작은 부동산도 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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