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주택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외 투자자산이 유의미하게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고령화가 대외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다룬 BOK경제연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 고령가구, 주택 처분 유인 커지고 빈집 증가

한은은 고령화의 진전이 중장기적으로 주택수요 증가세를 완만하게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생계비 마련이 충분하지 않은 일부 고령가구는 소득보전을 위해 주택을 처분할 유인이 커지는데 정년(60세) 후 주택 처분이 완만히 늘어나다가 70세를 기점으로 뚜렷해진다.





아울러 한은은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 시장이 재편되고 지방·노후주택을 중심으로 한 빈집 증가 등 고령화가 주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0세 이상 다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임대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추구할 유인이 높다. 거기에 청년 가구의 꾸준한 임차수요 등으로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한은은 고령 1~2인 가구가 늘고 은퇴 후 주택자산 유동화 필요성이 커져 이에 부합하는 중소형 주택이나 아파트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조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한은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고령가구의 주택처분이 단기에 집중될 경우 주택가격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거시경제 여건과 주택공급 조절, 높은 아파트 비중 등을 감안할 경우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전했다.

한은은 중장기적인 주택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고령 가구 수요에 맞는 맞춤형 주택공급과 빈곤노년층 등 주거 약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빈집 활용 등 재고주택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고령화에 따른 대외투자자산 축소…외환조달에 악영향 가능성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대외투자자산도 줄어든다.

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대외투자자산의 축소는 향후 외환조달 재원의 원천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대외투자자산이 급감할 경우 지급불능 우려 부각 및 신인도 하락을 야기해 자본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직접투자는 대체로 장기투자로 분류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조적 변화 중 하나인 고령화의 영향을 크게 받다. 반면, 대외증권투자는 내외금리차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단기성 자금이 주를 이루는 만큼 고령화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한은은 고령화 수준보다 고령화 속도가 대외투자자산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등 통계적 유의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진수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차장은 "고령화의 진전으로 외환부문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 등 대외투자 활성화를 유도해 소득수지 흑자를 증대시키고, 출산 및 보육 정책 통해 생산가능인구를 증대시키려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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