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정유업계의 실적이 올해 2분기에는 다소 쉬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올해 2분기 두바이유 가격이 5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재고와 관련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8일 주요 증권사의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근거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에 각각 7천953억원과 3천6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아울러 업계는 비상장 기업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5천억원 초반과 2천억원 후반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모두 합산할 경우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2분기에만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 또한 훌륭한 성적표이긴 하나 지난해 2분기 거둔 합산 영업이익(2조8천521억원)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

앞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2분기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역대 두번재로 높은 분기 실적인 1조1천195억원의 흑자를 올렸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7천663억원, 6천429억원, 3천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가 상황이 반전된 점이 정유업계의 실적 변동성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다.

지난해 1분기 평균 31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2분기 들어 43달러로 올랐다. 유가가 12달러가량 뛰자 당시 본업인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재고관련 이익이 급증,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와 달리 올해 1분기 평균 53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2분기 들어 48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유가의 방향성이 반대로 변하면서 재고관련 손실에 직면할 가능성도 생긴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제마진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상황이다"며 "2분기의 실적 둔화 또한 지난해의 호실적을 반영한 기저효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2분기 5.3달러에서 올해 2분기 5.5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석유사업의 수익성은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PX와 벤젠 등 화학 부문의 수익성은 견조한 편"이라며 "비석유 부문의 비중과 수익성이 동시에 강화된 점이 우려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 400달러대였던 PX 스프레드는 올해 2분기 소폭 악화된 38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벤젠 스프레드는 전년동기 대비 50달러 이상 오른 280달러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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