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미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에도 호주가 이를 자동으로 따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기업 경영자들과 가진 오찬 행사에서 RBA는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정책 당국자들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우 총재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금리 인상에도 RBA가 동반 긴축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일부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또 일부는 그동안 펼쳐 놓은 통화 부양책 일부를 거둬들여 할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이는 호주의 통화정책에 자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로우 총재는 "이들 중앙은행은 금리를 제로까지 낮췄으며 또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크게 늘렸다"라며 "우리는 이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통화 부양책이 발표될 때 우리가 다른 중앙은행들을 따라가지 않은 것처럼 이러한 부양책의 일부가 제거될 때도 이들과 행보를 맞출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로우 총재는 이날 RBA가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점차 오르길 기다리며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을 시사했다.

그는 "가계 부채가 매우 높은 수준이며 이례적으로 낮은 소득 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통화정책의 결정과 관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반등하도록 자극하지도 않았다"며 다만 "고용시장이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실업률이 대체로 꾸준한 수준을 유지해 우리가 인내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은행의 기본 시나리오는 경제가 견고해짐에 따라 기저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빠른 인플레 반등을 모색하는 것은 중기적인 위험을 가중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우 총재의 발언은 이날 호주의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나왔다.

호주통계청은 이날 2분기 CPI가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예상치인 2.2%를 밑도는 것이다.

이날 오전 호주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호주달러는 미 달러화에 급락했다.

정오 이후 로우 총재의 발언에 호주달러화가 미 달러화에 소폭 하락했으나 다시 총재 발언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2시 32분 현재 호주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전장 뉴욕대비 0.37% 하락한 0.7906달러에 거래됐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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