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 상반기에 엇갈린 실적을 받아든 데는 중국 의존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 비중이 날이 갈수록 커져 정치적 변수를 피하지 못했지만 LG생활건강은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각 분야 고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6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6.1% 감소한 3조2천683억원의 매출과 전년대비 30.2% 줄어든 5천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만 따져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아모레퍼시픽은 17.8% 줄어든 1조4천130억원의 매출과 57.9% 감소한 1천304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초라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 채널이 14.7% 역성장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고 중장기 투자는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매출비중이 2015년 48%에서 지난해 55%까지 상승했다. 아시아매출 가운데 대부분을 중국 매출에 의존하다보니 수익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 감소에 따른 적극적인 해외 다변화가 필요해보인다"며 "올해 실적은 아모레퍼시픽의 레벨업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에 LG생활건강은 면세점 매출이 상대적으로 작고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지 않는 중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1천308억원, 영업이익 4천924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각각 1.9%, 7.3% 증가했다. 이는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최대 수준이다.

지난 2분기 매출로만 보면 1조 5천3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줄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천325억원으로 전년대비 3.1% 늘며 역대 사상 최대 2분기 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 역시 면세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 감소했지만, 중국 현지에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75% 증가한데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화장품 업황이 이어진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투자 매력 우위로 작용할 것"이라며 "화장품 부문에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고 비화장품 부문도 이익성장에 안정성을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6월보다 36.2% 줄어든 99만1천802명을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3월에 40.0%, 4월 66.6%, 5월 64.1% 등으로 각각 줄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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