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에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에 별도의 원화 강세요인이 추가된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들어 채권 및 주식시장으로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전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제시됐다.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전망치 2.6%에서 0.4%포인트나 상향됐다. 전망대로 3% 성장을 이루게 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2014년 3.3% 이후 3년 만에 3%대를 찍게 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올린 데 이어 정부도 이를 상향 조정하자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유인이 생긴다"며 "다른 대외적인 이슈들도 따져봐야 하지만 최근 달러화 약세에 힘을 더할 재료는 맞다"고 말했다.

상반기 채권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5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들여온 외국인은 하반기에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국내 상장채권을 지난 24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잔고는 2015년 7월 6일 이후 최대인 약 106조1천843억 원으로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이번 달 들어서만 전일까지 약 8천457억 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다만 최근 2거래일동안 5천억 원이 넘는 다소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고는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경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면 최근의 달러화 하락 분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 전망이 강화된 데 따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국내 경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 여지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시장참가자들이 심리적으로 달러화 하단을 열어두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인다면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으로 달러화가 연저점인 1,110.50원을 뚫고 내려갈 만큼 영향력이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한 기대로 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정부의 상향이 갑자기 달러화를 연저점 밑으로 크게 떨어뜨릴 것 같지는 않고 약세 분위기를 강화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계대출 문제를 비롯해 새정부 정책들이 아직 자리를 잡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석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by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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