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1,110.50원) 부근인 1,110원대 초반까지 밀려 내려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울외환시장의 시선이 외환당국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이 연저점 부담을 가지겠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의 반대편에서 1,110원대 레벨을 적극적으로 지켜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27일 서울외환시장 딜러들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11~1,112원대에서 개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밤 NDF 달러-원 1개월물도 1,112.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 경계심이 생겨나겠지만, 글로벌 달러 자체가 워낙 빠지고 있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국이 레벨을 올리면 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현 분위기가 이어진다고 보면, 당국 입장에서는 차라리 달러 매도세가 다 나오고 난 뒤에 시장에 나오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수출중심의 성장이라는 과거 정부의 스탠스가 바뀌었다고 본다면, 그 방향에서 당국이 시장에 무리하게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다른 통화를 보면서 따라 가도록 놔둘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당국이 1,110원대 절대 레벨을 지킬 것으로 예상하면서 롱 포지션을 잡는 것에는 회의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딜러는 전일 종가 1,121.80원과 비교해서 10원 이상 하락한 1,111원대 아래에서는 변동성 조절 차원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말 수출을 포기하고 성장을 해낼 수 있느냐는 점에서 의구심이 있다"며 "연저점을 열어두면서 레벨을 고집하지는 않겠지만, 10원 이상 밀리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근래 목요일에는 국민연금이 달러를 매수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저점 인식을 바탕으로 연금이 달러를 매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당국의 한 관계자는 "급변동 시 스무딩을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