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FOMC를 앞두고 미국 채권금리가 급등하며 전일 국내 채권시장에도 불안 심리를 조성했지만, 이날 다시 미국채가 금리 상승폭을 되돌리면서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정책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고 물가와 자산축소에 관한 문구를 소폭 수정했다.

자산축소 시점을 '올해(this year)'에서 '비교적 곧(relatively soon)'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물가에 대해서도 '목표치 약간 아래에 있다'는 표현을 '목표치 아래에 있다'로 수정하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 금융시장은 향후 금리 인상 전망과 자산축소 계획 등 새로운 신호가 나오지 않아 비둘기파적인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비둘기 FOMC와 기업 실적 호조에 다우지수와 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5.00bp 하락한 2.2884%에 마감했다.

국내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FOMC 성명을 발표하면서 자산축소와 금리 인상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전했다.

국내 2분기 GDP가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나온 만큼 국내 재료보다는 대외금리 하락에 연동해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FOMC 성명이 나왔다"며 "미국금리는 하락했는데 FOMC를 앞두고 미국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던 부분을 절반 정도 되돌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은 커브 플랫과 스팁 재료가 혼재되는 등 엇갈린 재료에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국내 재료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이날 나오는 2분기 GDP 결과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금리 동결은 예상한 내용이었고 자산축소와 물가에 대한 언급에 주목했다"며 "물가가 안 오르는 데 대해 연준도 상당한 고민을 하는 듯해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시장도 전일 약세를 만회할 것 같다"며 "국내 GDP보다는 이번 주 후반에 나오는 미국 GDP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긴축 발언 쇼크로 당분간은 금리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방향성을 파악하느라 분주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물가와 관련한 성명 문구를 구체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물가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며 "이는 적어도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인 대차대조표 축소 구체화와 기준금리 인상이 동시에 이뤄질 확률을 크게 낮춘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물가 여건이 상반기보다 안정될 가능성이 커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금리 상승을 예상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6월 드라기 쇼크 이후 위축된 투자심리로 금리는 변동성이 큰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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