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과부하로 통신오류 문제 남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27일 오전 7시를 기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자가 직접 카카오뱅크에 가입하고 계좌개설과 이체와 송금, 예금·대출 상품을 진행해 봤다. 출범 4개월을 맞은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보다 프로그램 진행 속도가 빠르고 대출금리도 낮았다.

하지만 영업개시와 함께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본인 인증과 대출한도 조회 등에서 오류가 발생하며 불편을 겪고 있다.

◇ 계좌 가입까지 7분…영상통화 인증도 한번에

아이폰을 쓰는 기자는 애플 앱마켓(IOS)에서 카카오뱅크 앱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한글로 '카카오뱅크'를 검색어에 입력하니 뜨지 않아 한참을 헤매다 영문 'kakaobank'를 치니 그제야 검색됐다.

케이뱅크 가입 시에는 '24시간 365일 열린은행' '입출금 재테크 계좌 하나로 듀얼통장' '은행업무 바로 해결' 등 3~4개 광고 알림을 본 후에야 회원가입이 진행됐지만 카카오뱅크는 휴대폰 본인 확인 후 바로 계좌개설 메뉴로 넘어갔다.

계좌를 만드는 데 요구한 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정도다. 케이뱅크는 직장명, 직장 주소 등의 정보도 요구해 입력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간단한 약관 동의 후 신분층 촬영 단계로 넘어갔다.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간편히 촬영을 마친 후 타행 계좌번호를 입력하니 1원이 입금됐다. 1원 송금자로 뜬 숫자 4자리를 확인해 입력했다. 계좌개설까지 총 7분 남짓 걸렸다.

케이뱅크 가입 때 영상통화 인증을 선택했던 기자는 화면인식이나 촬영 장소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여러번 만에 성공, 이 과정에서 5분 이상 지체된 바 있다. 상담원 연결까지 대기 고객이 2명이 있어 기다리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오전 8시 30분을 넘어서는 예상보다 고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앱 자체가 잘 열리지 않는다는 민원도 발생했다.

또 신분증 촬영 시 서버 불안으로 오류가 계속 떠 20번 이상 시도했다는 경험도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대출금리 케이뱅크보다 낮아…심플함으로 '승부'

계좌개설 후 시범 삼아 이체를 진행해 봤다.

카카오톡과 계좌 중에 선택이 가능한데, 받는 사람 계좌번호를 모르면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선택해 입금할 금액과 비밀번호 여섯 자리만 누르면 끝난다. 10초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이체가 완료됐다.

상품을 둘러보니 예금 상품은 입출금 통장을 포함해 정기예금·적금 등 3종이다.

카카오뱅크의 '매일 이자가 느는 정기예금'은 연 2.0%, 케이뱅크의 '플러스K정기예금'은 연 2.1%로 비슷하다. 적금상품은 카카오뱅크가 최고 연 2.2%. 최고 연 2.5%까지 가능한 케이뱅크의 '플러스K자유적금'이 더 높았다.

다만 50만 원 이상 급여이체, 프로필 사진등록, 월 적립금 자동이체 등 다소 복잡한 조건을 채워야만 가능했다.

대출상품의 경우 카카오뱅크 상품이 더 매력적이다.

최대 300만 원까지 대출 가능한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 신청하기를 눌렀더니 주민등록번호와 통신사 인증 후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연 3.48%에 즉시 대출 가능하다고 떴다.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 마이너스 통장 확정금리 5.50%보다 2.0%나 낮았다.

직장인대출 상품도 카카오뱅크가 연 2.85%로 최대 1억5천만 원까지 가능했다. 케이뱅크와 비교해보려 했으나 최대 1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 현재 일시 판매 중단된 상태였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 한도를 조회하면서 통신 오류가 발생한다는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오류 발생이 반복돼 계좌개설부터 대출 실행까지 30~40분 이상 걸렸다는 불만도 새어 나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오전에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산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신속히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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