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당국이 1,110원대 초반에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빌미로 시장참가자들의 쏠림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하면서 이에 연동해 달러-원 환율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최근의 원화 절상 속도를 보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국 입장에서는 1,100원대를 향한 레벨 부담이 컸다기 보다 변동성 확대와 속도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는 27일 "외환시장이 FOMC 결과 등으로 인해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을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를 담은 개입성 코멘트로 해석된다.

지난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2.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오면서, 이날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1,110.50원)을 밑돌 것으로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예측했다.

당국은 그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고, 급 변동 시에만 양방향으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가파른 원화 절상 흐름으로 볼 때 1,110원대 부근에서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열흘 넘게 한 방향으로 달러-원 환율이 내려온 점은 과도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달 들어서 원화는 달러에 견줘 2.8% 절상됐는데, 이는 엔화(1.2%)와 유로(2.6%), 역외 위안화(0.6%), 싱가포르 달러(1.4%) 비해 가팔랐다. 사실상 호주 달러(4.2%)를 제외하고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빠르게 절상됐다.

특히 최근 엔-원 재정환율이 1,000원 선 부근에서 등락하면서, 엔화와 비교해 원화의 절상속도가 과도하게 가파르지 않게 해야 했던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이쯤에서 당국이 나올 만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8.40원 밀린 1,113.40원에 거래됐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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