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FOMC 성명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를 하향한 점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884%로 전장대비 5bp 떨어졌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3.458에 장을 마감해 작년 6월 말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의 이런 반응과 달리 한편에서는 연준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소폭의 문구 변화를 과잉해석했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목표(2%)로 돌아갈 것이라는 FOMC의 자신감이 상당히 손실됐다는 점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7월 FOMC 성명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12개월 기준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이 하락했고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6월 FOMC 성명에서 해당 대목은 "인플레이션이 최근 하락했고,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처럼 2%에 약간 미치지 못하고 있다"였다.
두 문장을 직접 비교해 보면, 인플레이션 앞에 '전반적인(overall)'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된 점과 2%와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약간(somewhat)'이라는 표현이 빠진 게 눈에 띈다.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이전보다 광범위해졌으며, 2% 목표와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는 연준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6월 FOMC 이후 새로 나온 물가지표들의 상승률이 더 낮아졌다는 '객관적 사실'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오마르 샤리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2%를 크게 밑돌고 있으므로 '약간'을 빼는 것은 필요한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3개월 연속 하락한 끝에 5월에는 1.4%로 주저앉은 바 있다.
반면 연준은 7월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는 2%를 밑돌겠지만 중기적으로 2% 목표 근처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문장을 그대로사용했다.
시장에서 측정한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낮다"로, 설문조사에 기반을 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로 각각 유지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추측이 나오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12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반기 의회 통화정책 보고였다.
옐런 의장은 6월 FOMC 기자회견에서는 통신비 인하 등 일시적 요인이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에 "상당히" 영향을 줬다고 했었으나, 의회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말을 바꿨다.
일시적이지 않은 요인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비슷한 시기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매파 성향의 인물들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7월 FOMC 성명만 가지고는 추가 금리 인상이 물 건너갔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추세에서 극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연준이 (기존) 정책 계획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WSJ은 7월 FOMC 성명에 대해 "당국자들은 몇 차례의 부진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올해 한 번 더 금리를 올린다는 그들의 계획을 변경시켰다는 암시를 거의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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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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