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삼성그룹 보험계열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새 정부의 재벌 금융계열사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이런 전망이 현실화되면 이들 보험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삼성 등 금융과 산업이 결합한 재벌 계열 금융회사에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 자회사와 비금융 자회사 간 자금거래가 그룹 전체의 부실이나 금융소비자의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보험계열사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이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각각 7.9%와 1.3%다.

이에 대해 국회 등 일각에서는 보험업권이 다른 금융업과 달리 자산운용비율 산정 기준이 다르다며 삼성 특혜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자사의 대주주나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보유한도를 총자산의 3%까지로 제한하되, 기준은 유가증권을 사들일 당시의 '취득가액'을 적용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산운용비율을 계산할 때 분자는 취득원가로, 분모는 공정가액(시가)으로 계산하는 '예외'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보험사에만 적용된다"며 이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만 해당하는 특혜라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취득원가는 5천600억 원 수준이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현재 시가는 약 26조 원에 달한다.

이 이슈는 그러나 삼성그룹 보험계열사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은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 지분"이라며 "새 정부가 이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삼성생명의 주가는 일회성 이익에 따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재료의 영향이 이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가에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두 회사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배경에 삼성전자 주식 매각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달 초 11만7천원이었던 삼성생명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12만4천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주가는 28만4천500원에서 29만2천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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