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유가 정유사업의 실적부진 상쇄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이민재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에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탓에 석유사업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매출 10조5천611억원, 영업이익 4천212억원, 당기순이익 2천921억원 등의 실적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2.38%, 53.32%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따른 반사효과도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외부변수에 석유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적치는 금융시장의 기대에도 크게 밑도는 결과다.

앞서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에 10조5천47억원의 매출과 5천16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은 12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6천143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사라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정기보수까지 겹친 탓이다.

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에서는 각각 3천337억원과 1천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서는 각각 600억원과 100억원 정도 감소한 금액이나, 비정유사업이 실적이 악화된 정유사업을 상쇄한 셈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기업이 아닌 에너지·화학 기업으로서의 면모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해 보면 유가 하락이라는 외생적인 변수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실적은 포트폴리오 진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로, '딥체인지 2.0'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딥 체인지 2.0'는 기존의 정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화학, 윤활유, 배터리사업 중심 사업구조로 다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화학·윤활유 등 비석유사업의 실적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유가 전망이 안정적임을 고려할 때, 석유사업의 실적까지 개선되면 연간 기준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준 사장도 "반기로 보면 작년 실적의 절반 수준을 달성해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2분기만 놓고 보면 딥 체인지를 왜 해야 하는지 확인됐다"며 "사업구조와 수익구조 혁신 등에 대한 딥 체인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