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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착한 증세'라도 호랑이보다 무서운 세금인데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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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7.28  0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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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한여름, 더위에 밤잠까지 설치다 보니 불쾌지수가 절로 상승하는 이때. 정부와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여름 선물로 증세 카드를 들고 나왔다. 공자는 가난한 자나, 가진 자 모두에게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하지 않았나. 그 호랑이보다 무서운 세금을 너무나 쉽게 꺼내 드는 것을 보니 정권의 교체에 따른 시대 변화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증세를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지원과 4차 산업혁명 대비하는 '착한 증세'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 경제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복지제도를 만들고 체계를 정비하는 데 그만큼 돈이 들어간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돈을 많이 버는 기업에는 법인세 인상을, 개인(부자)에게는 소득세를 올려 재원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다. 재원 마련 방법이 매우 심플해서 좋고, 세금을 올린다고 해도 다수의 서민과 중산층은 남의 얘기처럼 들리니 별다른 저항도 없어 보인다.

    그간 대기업에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해줬더니 낙수효과는 커녕 곳간에 돈만 쌓아 놓고 투자도 하지 않는 데, 이번 정부는 이들에게 돈을 걷겠다고 하니 사회적 분위기도 이를 어느 정도 반기는 분위기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정권 출범 초보단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70%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여당이 증세 카드를 꺼내 들기 딱 좋은 시점이라 하겠다.

    돈 있는 기업과 개인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은 요즘 지나가는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도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가진 자에 대한 사회적 기여에 목말라 있는 게 현실이다. 그 기여가 기부가 아닌 세금이라는 데도 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돈이 있는 기업과 고소득자는 세금을 더 내왔다. 이들에게 더 걷겠다고 할 뿐 그간 세금을 내지 않았던 대다수 국민에게 과세해 국민의 4대 의무인 '납세 의무'를 함께 하려는 고민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에서 정부는 '국민개세주의'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국민개세주의는 모든 국민은 적은 액수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국민개세주의의 도입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다.

    중세 유럽에서 절대왕권 이전 영주와 귀족들은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에 왕권은 국민개세주의를 도입해 면세특권을 누리던 영주와 귀족층에도 세금을 거두며 민심을 달랬다. 그런데 이제 국민개세주의는 면세자들에게도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 등장하는 세금제도가 됐다. 세월 따라 세금 정책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자의 46%, 절반 가까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심지어 작년에는 중산층 소득 초입 구간이라 일컫는 연봉 4천만원 초과 5천만원 이하 근로자의 32.3%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대기업과 부자 증세에 앞서 과세 형평성이 먼저 논의되고, 과세 형평성이 이뤄진 다음 부자 증세가 논의된다면 이번 정부가 말하는 착한 증세가 더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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