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홍경표 기자 = 연기금 운용 부서에서 여성 임원과 실·팀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공제회의 경우 운용 부서에서 실·팀장 등 여성 관리자급이 전무해, 문재인 정부의 '유리 천장 깨부수기'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 내 여성 실장은 없고, 운용 관련 부서의 여성 팀장급은 총 4명이다.

현재 운용전략실의 황미옥 투자기획팀장과 지영혜 대외소통팀장, 대체투자실의 노해란 실물투자팀장, 싱가포르사무소의 김지연 사무소장 등이 팀장급 여성 인력이다.

운용 관련 부서의 실·팀장급 자리는 총 33개인데, 여성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에 불과했다.

공무원연금은 운용 부서에서 실·부장, 팀장 중 여성 인력이 오영수 해외투자팀장 1명으로 여성 인력 비중은 11%였다.

사학연금은 아예 운용 관련 부서에 실·팀장급 여성 인력이 없었으며, 우정사업본부도 운용 관련 부서 여성 과장이 없었다.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등 주요 5대 공제회의 운용 관련 부서 여성 실·부장과 팀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연기금 관계자들은 운용 부서가 아닌 지원 부서나 연금·공제 사업부서에는 여성관리자가 종종 있지만, 운용 부서에서는 여성 실·팀장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여성 펀드매니저 수 자체가 운용업계에서 적은 것이 연기금 여성 관리직 비중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연기금 운용 인력은 주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에서 경력직으로 충원되는데, 인재 풀에서 여성 운용역이 적다 보니 결과적으로 여성 관리직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본사와 지사를 포함한 총인원 중 여성의 수가 절반에 육박하지만, 기금본부는 여성 인력 비중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 장관을 30%까지 채우겠다고 공언하고 여당이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연기금의 '유리 천장'은 여전한 상태였다.

연기금 관계자는 "운용업계에서 여성이 많지 않아 경력직 선발 시에도 이에 비례해 뽑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운용 부서에서 여성들의 수가 적지만 신입 직원을 보면 절반 가까이가 여성이다"며 "향후 여성 운용 관리자 수도 이에 맞춰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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