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상반기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낸 가운데 이들 계열 증권사의 실적도 큰 폭 개선됐다. 주식시장 호조 속에서 은행과의 협업 등 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평가됐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상반기 영업 실적이 공개되며 자회사인 은행계 증권사의 성적표도 속속 공개됐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의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계열 증권사의 순이익 합산액은 128% 증가하며 실적 개선이 단연 두드러졌다.

금융지주 내 증권사의 이익 비중은 자기자본 규모와 순서를 같이 했다.

KB증권의 금융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2.5% 수준에서 7%까지 확대됐다. KB증권의 상반기 경상적 당기순이익은 1천2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배를 기록했다. 매각 예정 자회사 현대자산운용의 중단사업 손익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실적은 2분기 177억원 적자였다.

이에 대해 KB 측은 "은행과의 시너지로 IB 실적이 좋아지는 등 수수료 수익이 개선됐다"며 "지주에서 발표한 순이익이 회사의 경상적인 영업력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5% 이상 증가한 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신한금투의 지주 내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5%에서 5.0%로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도 580억원을 벌어 지난해 상반기보다 73.8%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금투의 지주 내 비중도 4% 초반에서 5.6%로 뛰어올랐다.

은행계 증권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IB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7% 개선됐으나 비중은 0.2%포인트가량 위축됐다.

주요 은행계 증권사가 금융지주 내에서 입지를 확대한 것과 함께, 상반기 실적에는 다소 특징적인 부분도 발견됐다. 개인투자자의 감소, 수수료 경쟁과 함께 지난 수년간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수익 다변화를 시도함에 따라 증시 활황에도 이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가까이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위탁 수수료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7%가량 되레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회사들이 브로커리지 수익은 다소 포기하고 은행과의 시너지 확대 등에 방점을 뒀다"며 "이에 브로커리지 수익 축소된 부분을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나 IB 수수료 수익 등이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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