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8월 국고채 수급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시장참가자들이 술렁였다. 채권시장은 중·단기물 발행물량은 줄이고 초장기물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익률 곡선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6조7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앞서 내달 3조5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 조기상환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내놓은 8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이달보다 4천억 원 감소했다. 3년물과 5년물, 10년물에서 줄어들었다.

초장기물인 20년, 30년물 발행 규모는 이달과 동일했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초장기물 발행을 늘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8월은 3조5천억 원 규모의 바이백도 예정돼있다. 2018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경과물 15-3호, 15-7호, 13-1호, 13-5호, 8-5호 등 5종목이 그 대상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국고채 바이백과 발행계획이 단기물 수급에는 우호적이고 장기물 수급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국고채 단순매입을 통해 단기물 공급이 줄어들고 자금이 유통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렇지않아도 시중은행들이 금리가 오르기 전 경쟁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단기물 공급이 늘어나 시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바이백은 이를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채권시장은 기대했다.

반면 초장기물의 발행량이 유지된 것은 초장기물을 다루는 시장참가자들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달 중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같거나 30년물 금리가 더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하는 등 초장기물 수익률 곡선이 왜곡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8월 국고채 발행과 조기상환 계획이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하는 재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20년물과 30년물 금리 왜곡이 안정적으로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역전되기도 하면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는 점 때문에 스티프닝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국고채 50년물 이슈가 가시화되면 커브 정상화 속도도 가팔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단기물 공급이 줄어들고 장기물은 유지되면서 전반적으로 강세 분위기 속 커브가 스티프닝 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바이백도 이어지는 등 수급이 타이트하다"고 말했다.

한 장기투자기관 관계자는 "이번 국고채발행계획으로 커브가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년, 30년물 발행물량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다"며 "3년 안쪽으로는 은행채 발행 등으로 수급이 좋지 않은데 바이백 규모가 늘어난 데다 3년물 발행량이 줄어든 것도 부담을 일부 해소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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