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요 벤치마크로 사용되는 리보(Libor·런던은행 간 금리)가 퇴출당하면서 리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사채(DLB)들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체 벤치마크가 정해지면 상품의 평가방법 등을 바꾸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27일 기준 지난 1년간 LIBOR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공·사모 파생결합사채(DLB)는 약 119개다.

이중 만기가 5년 이상으로, 리보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2021년 이후인 상품은 34개다.

대부분이 사모로 발행됐다.

영국 금융관리청(FCA)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리보 금리를 2021년까지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은행들이 리보금리 산출 시 가짜 금리를 제출하는 조작 사건이 이어지면서 리보 금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앤드루 베일리 FCA 국장은 "2021년까지 리보를 폐지하고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거래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DLB의 경우 증권사가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한 상품으로, 증권사는 기초자산의 변동 여부 등과 관계없이 고객에게 약정된 이자 등을 지급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리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B의 경우 만기가 2021년 이후인 상품들만 기초자산 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기가 2021년 이전인 상품은 기존 상품 약정 그대로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고, 만기가 그 이후인 상품들은 대체 벤치마크로 기초자산을 바꾸고 평가 방법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리보의 경우 대체 벤치마크를 제안하고 있으므로, 같은 만기구조, 컨벤션으로 하되 신고나 호가수집, 종가 평가방법만 바꾸는 걸 기본 시나리오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주가연계증권(ELS)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기초자산인 주식의 합병·분할 등의 이슈가 있었을 때 전부 대체한 자산의 가격으로 상품을 중도상환 없이 이어갔다. 상품을 중도상환할 경우에도 계산 대리인이 신의성실 원칙으로 적정 가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금 가격 파동이 일어났을 때도 대체 지표가 나와서 금 관련 상품들이 대체 지표를 기초자산으로 바꿨다. 리보 역시 마찬가지로 대체 지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기초자산이 사라졌을 경우 상품 약관에 어떻게 하겠다 명시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 상품마다 구조나 약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사라질 경우 상품을 청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이렇게 기초자산이 사라지게 되면 파생상품은 청산에 들어가게 된다. 상품을 청산할 때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정해야 하는데 통상 유럽은행이 산출한 가격 3~4군데를 평균 내서 가격을 결정하는 게 적정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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