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만큼은 국민연금기금 출신이 CIO가 되지 않을까요?"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는 공석이다. 7대 본부장 강면욱 전 CIO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생긴 이후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한 첫 CIO가 됐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 그해 11월 김선영 CIO를 초대 본부장으로 2대 조국준. 3대 오성근, 4대 김선정, 5대 이찬우, 6대 홍완선 본부장 등이 CIO를 지냈다.

국민연금기금은 정권의 바람을 참 많이도 탔다.

임기를 채운 CIO는 대부분 새로운 정권과 맞물렸을 때 재직했다. 국민연금기금 CIO는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더 할 수 있는데, 3년을 채운 CIO는 둘 뿐이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이사장과 CIO가 구속되면서 최근 600조 원을 돌파한 국민연금기금은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련의 사태가 국민연금 이사장과 CIO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면서 1천조 원을 바라보는 국민연금기금의 차기 CIO에 누가 될지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국민연금노조는 깨끗하고 개혁적인 공단 이사장을 원한다면서 ▲ 연금제도·기금에 대한 전문적 식견 보유 인사 ▲ 공적연금 강화 철학 견지 인사 ▲ 기금운용의 민주성·투명성·공공성 견지 인사 ▲ 자율적, 민주적인 공단운영 인사 ▲ 공단 구성원과 대화, 소통할 수 있는 인사 등 5대 자격 기준을 제시했다.

이 사장의 조건 중에 기금운용의 민주성, 투명성, 공공성이 제시됐다. 기금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이사장 자격이 안 된다는 게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이사장이 그렇다면 이사장이 임명하게 될 CIO는 더더욱 기금을 잘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연금기금의 OB 운용역들은 이제 20년을 바라보는 국민연금기금 출신 중에서 한 번쯤 CIO가 나올 때가 됐다는 얘기를 한다. 이들 OB가 손꼽는 인물은 3명이다.

그중 한 명이 최근 받은 글로 전해진 김희석 NH농협생명 자산운용총괄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국민연금 대체투자실장, 운용전략실장을 지냈다.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장을 지냈고, NH농협생명 자금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홍완선 CIO가 56년생, 강면욱 CIO가 58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61년생인 김 전무가 세대교체에도 맞다고 OB들은 평가했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김 전무와 함께 국민연금기금 CIO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봉권 교보생명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국민연금기금 채권운용팀장과 증권운용실장을 지냈고, 현재도 자산운용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다. 한 대표는 기금운용본부 운용리서치팀장으로 일했고 운용전략실장을 지냈다. 2015년 3월 NH-아문디자산운용의 대표로 취임했고, 공격적인 경영으로 재선임에 성공했다. 한 대표가 온 뒤 회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출신 인사는 "국민연금 출신이라면 이 정도로 좁혀진다"며 "이들은 김선정 본부장을 중심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같이 골프, 모임을 했던 OB 멤버들"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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