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 증언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 기대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 속에 증시는 낙관적 분위기를 유지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및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도 올랐다.

코미 전 국장은 전일 공개한 모두 발언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심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이날 청문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그의 핵심 측근인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맞춰졌음을 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이미 알려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이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면서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했고, 달러는 엔화 대비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세계 원유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해 전일 급락세를 보인 이후 소폭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주요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던 문구를 삭제했다.

ECB는 '금리를 현 수준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의 문장 가운데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뺐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결정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확장이 아직 강한 물가 상승세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통한 상당한 수준의 경기부양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CB는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한편 물가 전망치를 내려 현행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와 함께 향후 출구 전략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ECB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 내년 1.8%, 내후년 1.7%로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에서 각각 0.1%포인트씩 높였다.

반면 ECB 물가지수 측정 방법을 따른 HICP 전망치는 올해 1.5%, 내년 1.3%, 내후년 1.6%로 낮췄다. 이전 전망치는 각각 올해 1.7%, 내년 1.6%, 내후년 1.7%였다.

한편 지난 6월 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주간의 증가세를 접고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줄어든 24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명이었다.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4만8천명이 25만2천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예상 수준이었다는 평가 속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84포인트(0.04%) 상승한 21,182.5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65포인트(0.03%) 높은 2,433.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38포인트(0.39%) 오른 6,321.7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1,265.69까지 올라 지난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장중 6,324.06까지 상승해 지난 5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이날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한때 반락하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의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이 정부 정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언에서 시장이 예상치 못한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정부의 친성장 정책은 예상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코미 전 국장의 발언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경제 전반적인 전망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정부 정책 기대가 지속한 영향으로 금융주가 1% 넘게 올랐다. 이외에 산업과 소재, 기술이 상승한 반면 에너지와 헬스케어,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등은 내렸다. 금융을 제외한 업종별 등락폭은 1% 미만이었다.

금융주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및 규제 완화 정책 기대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도 주목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포함한 주요 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모두 동결했지만 성명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문구를 삭제했다.

지난번 성명에서는 금리를 현재 혹은 "더 낮은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이 부분이 지워졌다.

지난 6월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주간의 증가세를 접고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줄어든 24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명이었다.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4만8천명이 25만2천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천250명 늘어난 24만2천명을 보였다.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2천명 줄어든 191만7천명을 나타냈다. 4주 이동평균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1974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실적 호조 기대에 13% 급등했다.

회사는 내년 매출이 올해 대비 45~4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야후의 주가는 감원 소식에 10% 급등했다.

야후는 AOL과의 통합 부문에서 총 1천명이 감원될 것으로 전해졌다. 야후는 버라이즌에 인수돼 버라이즌 온라인 사업부문 AOL과 통합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5.8%와 91.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2% 내린 10.1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이 기존 보도된 내용 그대로라는 평가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오른 2.195%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높은 1.32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상승한 2.854%에서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경기부양 조치를 거둘 때가 아니라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중국 경제지표 호조로 커졌던 낙폭을 줄이면서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 내용 사전 공개에도 위험자산인 뉴욕증시가 오르자 내렸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미 국채가가 독일 국채가와 함께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아직 통화완화정책 강도를 줄일 준비가 안 됐다는 신호를 보낸 여파라고 설명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개장초 2.20%선 위에서 2.178%로 내렸다. 같은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도 0.245%로 떨어졌다. 이후 0.268%로 올랐다.

전략가들은 다만 드라기 총재가 물가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유로존의 성장에 대해서는 낙관했다며 이 때문에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ECB는 유로존의 물가 전망치를 내려 현행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향후 출구 전략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결정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확장이 아직 강한 물가 상승세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통화정책을 통한 상당한 수준의 경기부양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CB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 내년 1.8%, 내후년 1.7%로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에서 각각 0.1%포인트씩 높였다.

반면 ECB 물가지수 측정 방법을 따른 HICP 전망치는 올해 1.5%, 내년 1.3%, 내후년 1.6%로 낮췄다. 이전 전망치는 각각 올해 1.7%, 내년 1.6%, 내후년 1.7%였다.

드라기 총재는 특히 "디플레이션 위험이 더는 없다. 이것이 정책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한 이유이다"고 설명했다.

ECB는 지난번 성명에서는 금리를 현재 혹은 "더 낮은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또 물가를 지속해서 끌어올릴 정도로 임금이 아주 빠르게 오르지 않고 있어서 경기부양정책의 제거를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이날 경기부양책을 제거하는 시기나 수단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가 2%에 도달할 때까지 QE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QE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지만 드라기 총재는 목표 달성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는 9월에 QE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할 것이라며 드라기는 이번에 이 사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3개월이 남았고 QE가 오는 12월에 끝날 예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논의해야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톤앤매카시리서치어소시에이츠의 존 카나반 시장 애널리스트는 드라기의 발언은 ECB가 현 상태에 편안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국채의 대량 매도 위험을 줄인다고 진단했다.

카나반은 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세계 국채수익률을 역사적인 저점으로 떨어뜨렸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 위험에 노출됐다며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지난 2013년 미국의 '테이퍼 텐트럼'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테이퍼 텐트럼'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채권매입을 줄일 가능성을 제기해, 채권 수익률이 폭등하고 신용이 경색됐던 사건을 말한다.

애버딘자산운용사의 패트릭 오도넬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대목은 드라기 총재가 낮은 임금상승률의 배경을 언급하면서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에 집중한 대목이라며 이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도넬은 드라기 총재는 이를 통해 성장률 하나에만 주목하는 것은 잘 못됐다는 점을 시장에 알려줬다며 그래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달간 임금 상승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S뱅코프웰쓰매니지먼트의 빌 메츠 디렉터는 ECB는 연준 교범의 한 페이지를 가져가서 적용했다며 정책신호를 천천히 점진적으로 내는 방법은 채권시장에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날 위험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의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가 시작됐지만, 기존 알려진 내용 수준이라는 평가 속에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성장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로 오름폭을 확대하자 국채가가 낙폭을 다시 벌였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9일 해임된 이래 한 달여 만에 청문회에서 첫 육성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요청'을 '명령'으로 인식했다고 밝혀 러시아 수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을 공식으로 확인했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내가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사법방해의 노력에 해당하는지는 내가 말할 처지가 아니다"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FBI 국장직을 유지해주는 대신 대가를 얻으려 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탄핵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 측이 코미의 주장을 전면으로 부인하는 데다 코미의 폭로가 탄핵의 핵심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공방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BMO캐피털마켓츠는 전일 코미의 모두 발언이 미리 공개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위험을 줄였다고 지적했다.

시포트글로벌증권은 "코미 증언에는 (트럼프에 불리한) 명백한 게 없었다"며 "코미 증언과 영국 총선을 앞두고 일어났던 안전자산 매수세가 되돌려졌다"고 평가했다.

칼라모스인베스트먼트의 매트 프룬트 최고운용책임자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올해 말에 이날 거래 수준에서 마칠 것이라며 "주가는 고평가에도 물가 상승률은 둔화했고, 에너지 가격도 상승이 미진하다"고 설명했다.

프룬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확대 의제에 맞는 게 하나도 없다"며 "이런 요인들이 지속한다면 국채수익률이 오를 때마다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의 오름폭 축소로 낙폭을 줄였다.

전략가들은 다음 주 초에 이례적으로 같은 날 3년물과 10년물 입찰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3년물은 오전 11시반, 10년물은 오후 1시에 입찰이 치러진다. 30년물은 다음날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총 규모는 840억달러다.

다음주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의 100%로 나타났지만, 그 이후로는 월가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0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4.2%는 오는 9월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3.9%는 오는 12월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렸으나, 중간치는 2021년 2분기까지 보유 자산이 지금의 4조5천억 달러에서 2조5천억 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데로 모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의 자산 축소가 외국은행 보유분 감소와 레포 축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이러면 자산을 1조 달러가량 줄일 것으로 판단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청문회에서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며 미 국채금리와 뉴욕증시가 오르자 엔화에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현행 통화완화정책의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하지 않음에 따라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9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09.79엔보다 0.18엔(0.16%)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67달러보다 0.0050달러(0.44%)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37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3.70엔보다 0.33엔(0.26%) 내렸다.

유로화는 ECB가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필요시 양적완화(QE)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달러화에 내렸다.

전일에도 달러화는 코미 전 국장의 모두 발언문이 미리 공개되면서 반등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ECB가 정책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성명 부분을 성명에서 제거했지만 대체로 기존의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다만 드라기 총재가 물가 전망치를 낮췄음에도 유로존의 성장에 대해서는 낙관했다며 이 때문에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ECB는 유로존의 물가 전망치를 내려 현행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향후 출구 전략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전략가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근거는 너무 명확하지만, ECB는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릴 매파적인 발언을 할 유인이 없다"며 "이날 드라기 발언은 실망스럽지만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파이오니어인베스트먼트의 소지모 마라슐로 헤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매우 비둘기파적이었다"며 "명백하게 물가 전망치 하향은 큰 일이다"고 말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ECB는 이전에 시장에 고민 거리였던 조기 금리 인상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오후 들어 달러화에 낙폭을 소폭 줄였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오름폭 축소로 엔화에 오름폭을 낮췄다.

파운드화는 총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1.29467달러에 움직여 전장보다 0.12% 낮아졌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애널리스트는 "영국 총선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계획하고, 시장이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야당에 대한 여당의 지지율 선두 격차가 점차 좁혀져서 여당인 보수당이 다수당이 될지 의구심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얼람은 다만 시장은 여전히 보수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에 대해서 상대적인 자신감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집권 보수당이 예상대로 또다시 승리해도 파운드화가 고점 매도(sell the rally)'로 결국 주저앉을 것으로 관측했다.

도이체방크는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날 경우, 영국 증시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센트(0.2%) 하락한 45.6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주간 미국 원유재고 증가와 미국 원유 생산 감소라는 상반된 재료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으며 장중 좁은 폭에서 움직였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329만5천배럴 증가했지만 미 본토 48개주의 생산량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가는 전일 미국 원유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증가해 5%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350만배럴 감소였다.

투자자들은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효과를 상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미 본토의 생산량은 하루 2만배럴 감소한 881만5천배럴을 기록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타일러 라이치 공동 에디터는 "유가는 지난 24시간 동안 너무 빨리 너무 급격하게 하락했다"며 유가는 장중 전일 급락세를 일부 만회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UBS는 미국 원유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하겠지만 유가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은행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올해 말 지난해보다 하루 12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생산 증가량은 하루 10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다만 세계 재고 규모는 내년 하반기 2억9천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유가 상승을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르웨이 석유회사인 스타토일은 지구온난화 제한을 위한 엄격한 정책이 도입된다면 세계 원유 수요가 2020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는 현재 예상하는 공격적인 기후변화 정책이 단행된다면 2050년까지 에너지시장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31% 대비 22%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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