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기업금융(IB) 강자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상장 주관한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데다 IPO 주관사를 교체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스크린 야구장 회사 '리얼야구존'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가 지난 분기 그 자리를 미래에셋대우에 뺏겼다.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리얼야구존 상장 주관에 도전했다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고배를 마셨다.

리얼야구존은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인수 규정 위반으로 주관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주관사 변경으로 실제 상장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는 메일을 주주들에게 보낸 바 있다.

당초 리얼야구존은 지난해 5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중 코스닥에 상장하고자 했다.

이 회사는 실내 스크린 야구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지난 3월 말 산은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 벤처캐피탈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 형태로 1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 한투증권이 상장한 종목들 성적도 그리 좋지는 않다.

한투증권은 올해 총 5개 종목을 상장했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6.2%에 그친다.

이 중 현재 가격이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에스디생명공학과 에프엔에스테크 2개 종목에 그친다. 이들 종목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보다 각각 22.92%와 3.57% 올랐다.

올해 신규 상장주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은 전체 20개 중 총 7개다. 이 중 3개가 한투증권이 주관한 종목이다. 한투증권이 상장한 서플러스글로벌, 피씨엘, 유바이오로직스 등은 모두 10~25%대로 하락했다.

이처럼 상장 주관사 자리도 라이벌 기업에 넘겨주고 상장 종목의 주가 수익률도 미미한 데에 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IPO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잡아 공모가를 띄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으면 청약 증거금도 많이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공모가 밴드를 높게 잡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문에 실제 상장 이후 거품이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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