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카카오 주식이 카카오뱅크의 성공적 출시에 힘입어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주가가 추가로 오를 경우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환사채의 전환권이 행사되면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는 2천500억원 규모의 CB를 메리츠종금증권과 삼성증권에 각각 1천500억원과 1천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 두 증권사는 물량 대부분을 셀다운(sell-down) 방식으로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 나눠 팔았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350억원만 보유하고 있다.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판 CB 기초자산의 구조화상품에 대해서는 나중에 주식 전환권만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남겨뒀다.

당초 카카오는 제로 쿠폰으로 CB를 발행했기 때문에 이를 사들인 기관들은 주가 차익에 집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카카오가 전환가액을 뛰어넘기도 하면서 전환권 행사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전환가액은 12만14원이다.

지난 8월1일 카카오는 장중 12만4천500원을 기록하며 이 가격을 돌파했다. 전일에는 3%가량 조정을 받아 전환가보다 내렸으나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환가 이상으로 치솟게 되면 카카오 CB를 들고 있는 기관 입장에서는 CB를 주식으로 바꿔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카카오 주가의 업사이드가 전환가액보다 훨씬 높다고 본다"며 "이러한 판단에 전환권을 되사는 콜옵션도 두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추가로 가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광고와 기타 콘텐츠 등에서 빠르게 회복해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환권 행사로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게 되면 주가는 하방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CB 보유 기관 입장에서도 한 번에 청구하기보다는 주가 상승 과정에서 분산해 주식으로 바꿀 공산이 크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현재 전환가 수준에 이른 가운데 업사이드가 크게 열린 상태가 아니라서 일정 수준만 넘으면 전환을 하는 기관들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 경우 전환에 따른 매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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