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외국인이 이번 주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로 매매를 진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 초 이틀은 선물을 대량 매수하더니 나머지 이틀은 대부분 물량을 매도했다.

그간 지수 선물과 삼성전자 매매 간에 롱-숏 패턴이 나타났는데 세법개정안으로 현·선물에서 모두 차익을 실현하게 된 것으로 풀이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4천억원, 선물 시장에서는 9천12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78포인트(1.68%) 급락한 2,386.85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200 지수 선물도 전일 대비 5.50포인트(1.73%) 내린 313.00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지수선물을 1만5천814계약 사들이는 폭풍 순매수를 보였다.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포지션을 급격히 전환한 셈이다.

당시 외국인 선물 순매수는 삼성전자 매매 방향과 반대로 나타났다.

같은 날 삼성전자가 오르자 외국인은 이를 팔아치우는 동시에 '롱숏 페어'로 사용되는 코스피200 지수 선물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전일 거래에서는 모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갑자기 바뀐 이유로 최근 발표된 세법개정안을 지목했다.

세법개정안으로 보유하고 있던 시총 상위종목의 세금 부담이 커져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고 수익을 확정하는 데 주력했다는 의미다. 향후 지수 방향성이 하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비중은 53%에 이른다. 양도세를 적용하는 대주주의 범위를 내년부터 지분율 1% 또는 보유액 15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양도소득세율도 과표 기준 3억원 이상이면 25%로 올렸다.

이에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만2천주, 9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주가에 타격을 가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353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하락에 지수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이 예상됨에 따라 선물시장에서도 미리 비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A 증권사 파생상품 연구원은 "지난 7월31일까지는 선물 매수, 삼성전자 현물 매도로 정상적인 시장의 롱숏이었으나 전일은 모두 비중 축소에 나섰다"며 "미결제약정도 증가해 신규 매도 포지션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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