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국내 시공능력 3위의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 매각이 매도자 실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BoA메릴린치, 법률자문사 법무법인 세종은 다음 주부터 매도자 실사에 들어간다.

세 곳의 기관은 대우건설의 정확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약 두 달 동안 면밀한 기업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매도자 실사를 거친 후 오는 9월말 공고를 내고 예비입찰, 본입찰을 차례로 시행한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내년 3월 말이다.

매각 대상은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를 통해 들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천만주)다.

산은 관계자는 "주관사를 통해 국내외 인수자를 물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매각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의 가치는 1조5천억원에 달한다.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30%)을 더하면 2조원에 육박한다.

국내에서는 이 정도 되는 건설사를 인수할 만한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는 없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SK건설과 호반건설 등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다.

그렇다고 해외 투자자 유치도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외 몇몇 투자은행(IB)은 대우건설 매각이 시작하기 전부터 중국이나 중동지역에서 잠재적 투자자를 물색했지만, 대부분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매각에 걸림돌로 분석된다.

'투기와의 전쟁'으로 요약되는 부동한 규제가 나오면서 건설사에 대한 인수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날 대우건설의 주가는 6.1%, 건설업종은 4.7% 빠졌다.

일부에서는 산은이 인수자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넘기는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예상도 한다.

매각 대상인 50.75%에서 25~30% 수준만 팔아도 대우건설의 몸값은 1조원 안팎으로 떨어진다.

실제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입찰제안서(RFP)에 '매각 대상의 주식 수는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지분 전량 매각보다는 자금회수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일단은 지분을 모두 파는 것을 목표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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