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산 건전성ㆍ자본적정성 문제 정밀 점검

'수도권 거주 30대 남성 직장인' 대출 많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카카오뱅크가 무서운 속도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출범 1주일 만에 5천억 원에 육박하는 대출을 풀자 금융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절대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돈이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가 고객들에게 실행한 대출의 내역에 대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도 예상보다 대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케이뱅크가 출범 석 달 만에 자본금 부족을 이유로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와 대출을 받은 차주의 상환 능력 등을 파악하고, 향후 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출범 초기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최근 상태가 지속할 경우 현재의 자본금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연체율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고객들에게 실행한 대출 규모는 4천970억 원에 달했다. 계좌를 개설한 고객 수는 152만 명에 이르렀다.

대출 규모가 예상을 웃돌자 카카오뱅크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도 대출 약정 실행을 위한 내부 신용 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했는데, 사실상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한도를 축소했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최대 1억5천만 원으로 변함이 없지만, 차주에 대한 신용평가 기준이 상향 조정된 만큼 실제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한 대출 상품별 차주의 정보(1일 기준)를 보면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30~40대 남성 급여 소득자가 대출을 받은 주 고객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에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한 상태로 대출 현황에 대해 정밀 수준의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대출자산에 대한 건전성 문제에 더해 자본금 부족사태를 초래해 예상보다 이른 시일 안에 증자 문제가 거론될 것인지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속도라면 증자 문제가 이른 시점에 제기될 수 있다. 모니터링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자본금 부족 우려로 증자 문제가 불거졌던 케이뱅크는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과 소호 대출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신용대출 공급을 언제 재개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케이뱅크와 같은 대출 공급 중단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