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지완 전 하나대투증권(옛 하나금융투자) 사장이 BNK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하면서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사장이 BNK금융 회장에 선출되면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에 이어 세 번째로 증권맨 출신 현직 은행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리는 셈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고 오는 9일 면접을 진행한다. 김 전 사장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사장은 정통 증권맨으로 분류된다. 1977년 부국증권에 입사해 대표까지 지낸 후 2001년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을 거쳐 2003년 현대증권 대표로 임명됐다. 이후 한국증권선물거래소(옛 한국거래소) 사외이사를 거쳐 2008년부터 4년간 하나대투 사장을 지냈다.

35세의 나이로 부국증권 이사가 되면서 '증권업계 최장수 임원',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하나대투를 거치며 14년간 사장을 역임한 데 따라 '직업이 사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1946년생으로 올해 71세지만 철저한 건강 관리로도 널리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이 현대증권 시절부터 임원들과 매년 해왔던 '불수도북(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 종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매주 금요일 오전 6시 임원들과 여의도 공원을 달린 것도 증권업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김 전 사장이 BNK금융 회장에 선출되면 김한 회장과 임용택 회장에 이어 세 번째 증권맨 출신 은행 CEO가 된다. 김 회장은 대신증권 상무이사와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맡은 바 있다. 임 행장 역시 대신증권과 토러스투자자문 등을 거치며 증권업계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김 전 사장은 다만 은행업 경력이 없어 금융지주 회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해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은행업과 본질이 다르다는 것이다.

증권맨 출신으로 은행 CEO가 된 대표적인 예가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다. 그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시절 사업본부별 목표를 설정할 때 자산 증대 목표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 투자에 신중을 기하도록 했던 각종 빗장을 하나씩 없애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해외투자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김 전 사장은 또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에 비해 연배가 높다는 약점도 있다. 그는 1946년생으로 올해 71세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만 70세, 신한금융이 만 67세 미만으로 회장 연령을 제한하는 등 금융지주들이 회장 연령을 낮추는 추세와 배치된다.

김 전 사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BNK금융 회장에 취임하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도 김 전 사장이 BNK금융 회장에 취임해 정관으로 회장 연령 제한을 못박지 않으면 지켜지기 어려운 약속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점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부산상고 51회인 김 전 사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다. 참여정부 부산·경남 인맥의 대표적인 인물로, 문재인 정부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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