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KDB생명이 난항을 겪던 구조조정 작업에 한숨을 돌리게 되면서 향후 자본확충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내달 중순까지 희망퇴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KDB생명은 지난달 20년 차 이상,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또한, 170개 지점을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하는 작업도 벌였다.

퇴직금으로 최대 24개월 치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희망퇴직 신청률이 저조하자 사측은 임금삭감과 복지축소 등 사실상의 정리해고 카드를 꺼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직원이 늘어 희망퇴직 신청자는 애초 목표인 200명을 웃돌아 전체 직원 900여 명의 30%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구조조정 작업으로 KDB생명은 연간 300억 원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달 희망퇴직 작업이 마무리되면 KDB생명은 자본확충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124.4%로 국내 25개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아 일부 은행에서는 KDB생명의 보험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KDB생명의 올해 5월 누적 당기순손실도 227억 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이나 액수는 미정인 상황이다. KDB생명은 RBC 비율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조직 효율화와 자본확충을 마무리 지은 다음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지난해 한 차례 등 KDB생명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가 보유한 총 85%의 지분 일괄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차이 등으로 무산됐다.

이에 산업은행은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노조와 희망퇴직 관련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어 다음 달이 되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조직 슬림화와 자본확충 등 정상화 작업을 진행한 다음 매각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 만기를 1년만 연기한 것도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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