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CJ CGV와 CJ E&M 등 CJ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CJ그룹은 대규모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경영에 4년 만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오는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 IPO 노리는 CJ그룹 계열사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기획·제작업체인 스튜디오 드래곤은 지난 6월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최대주주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인 CJ E&M(지분율 90.76%)이다.

CJ E&M은 지난해 5월 1일자로 드라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스튜디오 드래곤을 설립했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제1기(2016년 5월1일~12월31일) 매출액은 1천544억원, 영업이익은 166억원, 당기순이익은 81억원이다.

CJ CGV도 최근 자회사인 CJ CGV 베트남의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CJ CGV는 2011년 7월 베트남 극장사업을 하기 위해 베트남의 영화관 운영업체인 메가스타 미디어 컴퍼니(Megastar Media Company)를 소유하고 있는 인보이미디어 파트너스(EnvoyMedia Patners) 지분 92%를 약 800억원에 취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보이미디어 파트너스는 메가스타 지분 80%를 들고 있다.

지난해 CJ CGV 베트남은 매출액 1천11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보유한 CJ헬스케어도 IPO를 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4년 4월 1일자로 제약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CJ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지난해 CJ헬스케어는 매출액 5천208억원, 영업이익 679억원, 당기순이익 469억원을 올렸다.

◇ IPO로 투자자금 조달·재무구조 개선

이처럼 CJ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자회사 IPO를 줄줄이 준비하는 것은 신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CJ E&M, CJ CGV, CJ 제일제당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지난 5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콘퍼런스(ONLYONE Conference)'에 참석해 "2020년까지 물류와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에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현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한 자리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회장이 중점 투자하겠다고 밝힌 물류와 바이오, 문화콘텐츠 분야를 맡고 있는 계열사가 CJ E&M(문화콘텐츠), CJ CGV(문화콘텐츠), CJ 제일제당(바이오), CJ 대한통운(물류) 등이다.

하지만 CJ E&M, CJ CGV, CJ 제일제당은 대규모 투자를 해온 상태라 재무안정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CJ CGV의 총 차입금은 2012년 3천429억원, 2013년 3천913억원, 2014년 4천672억원, 2015년 5천791억원, 작년 1조373억원, 올 1분기 9천661억원을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작년 12월 CJ CGV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내렸다. 단기 신용등급도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CJ E&M의 총 차입금도 2012년 3천265억원, 2013년 4천357억원, 2014년 3천996억원, 2015년 3천68억원, 지난해 5천386억원, 올 1분기 5천53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CJ 제일제당의 차입금 부담도 늘고 있다. CJ 제일제당의 총 차입금은 2012년 4조8천570억원, 2013년 5조7천720억원, 2014년 5조8천574억원, 2015년 5조6천707억원, 지난해 6조5천632억원, 올 2분기 6조7천799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의 재무안정성이 대규모 해외투자 등으로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CJ E&M, CJ CGV, CJ 제일제당이 외부 차입에 의존하기보다 자회사 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문화콘텐츠와 바이오 등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CJ그룹이 외부 차입을 줄이고 계열사 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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