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청약·세제·금융규제 등을 총망라한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건설주가 휘청이고 있다. 주택경기 약세 전망에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주문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먼저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7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업종·섹터지수 등락률(화면번호 3211)을 보면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 지수는 5.55포인트 떨어지며 117.26에 마감했다. 주초부터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매수세가 주춤했다. 8·2 부동산 대책이 예상보다 강도가 높은 것으로 진단되자 낙폭을 키웠다.

지난주 건설업 지수 하락폭은 4.52%로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건설업 다음으로 부진한 업종이 음식료품이었는데 하락률이 2.42%였다. 건설업이 두 배가량 더 부진했던 셈이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상처가 컸다. 8·2대책 발표 다음날 4.94% 추락하는 등 한 주 만에 10.1%가 빠지며 4만원대를 내줬다. 지난주 내내 외국인은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순매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코스피에 상장된 주요 대형건설사 중에서 주택 비중이 특히 높다. 올해 상반기에 현대산업개발은 연결 기준으로 2조4천97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주택 부문이 60%를 차지했다. 별도기준으로는 80%에 거의 근접한다. 주택에 쏠린 사업 포트폴리오가 규제의 역풍을 맞은 셈이다.

현대산업개발 다음으로는 8.13% 하락한 현대건설 주식에 매도가 몰렸다.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에서 건축의 비중(올해 상반기)이 작아 보이지만, 연결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HEC)의 매출을 제외하면 건축 공종(공사종류)의 매출이 절반까지 늘어난다. 현대건설이 작년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만큼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결 기준 매출에서 건축이 전체의 50%를 넘는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매각을 앞두고 갈 길이 먼 대우건설의 주가도 내렸다.

다만, 이날 건설업 지수는 그간의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오후 1시42분 현재 전일보다 약 1포인트 올라 118.22를 나타내고 있다. 이대로 장을 마치면 이틀째 상승세다.

이선일 BNK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로 단기적으로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대책도 투기수요를 걷어내고 실수요를 진작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분양시장의 계약률은 오히려 상승하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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