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보이스브로킹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이스브로킹(voice broking) 이란 전자거래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중간에서 전화 등을 통해 적정 가격을 찾아주고, 체결을 성사시키는 외환거래 방식을 말한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8일 아이캡 뉴욕의 달러-원 NDF데스크가 전원 이직 사태를 겪은 것은 보이스브로킹으로 하는 NDF거래가 현저히 줄어든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한 외국계중개회사 관계자는 "다른 통화는 트레디션, BGC 등이 중복으로 맡고 있지만 한국 원화는 아이캡이 주로 보이스브로킹을 해왔다"며 "역외외환시장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전자거래로 바뀌는 가운데 원화 NDF거래에서는 마지막 남은 소수의 보이스브로커들인 셈이다"고 말했다.

이에 보이스브로킹을 통한 NDF데스크가 없는 중개회사가 새로 영업을 늘리는 차원에서 스카웃에 나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역외NDF거래의 상당 부분이 보이스브로킹에서 전자거래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전자거래 방식은 편리하고, 수수료가 저렴한 데다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도입되면 중간에서 브로커나 트레이더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 퇴조하면서 외환시장 전체의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기업체에서 은행 트레이더를 통해 외환거래 주문을 내는 것도 전자거래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외환딜러들은 최근 역외NDF시장의 달러-원을 비롯한 주요 통화거래에서 적게는 50%, 많게는 80% 이상이 전자거래로 이뤄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전자거래가 활발해지는 만큼 보이스브로킹을 통한 거래는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과거에는 NDF거래 호가가 100건이 넘을 정도로 많았는데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보이스브로킹을 통한 달러-원 NDF거래량이 과거보다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는 "이번 아이캡의 NDF데스크 전원 이직 사태가 NDF시장에서 보이스브로킹의 위기로 볼 수 있는지 신중하게 보고 있다"며 "NDF거래가 전자거래로 넘어가면 오히려 거래가 많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브로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직접 전자거래시스템에 입력하고 사후관리해야 하는 일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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