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시너지 '톡톡'…현대케미칼·코스모도 수익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비정유'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간 합작(JV)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점이 본격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만 9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8천25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현대케미칼은 지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이후,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상업가동에 돌입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 위치한 현대케미칼은 하루 13만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연간 혼합자일렌(MX) 120만t, 경질납사 100만t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MX를 현대오일뱅크 관계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 '원유→MX→BTX'로 이어지는 아로마틱 사업의 밸류 체인을 완성한다는 게 현대오일뱅크의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코스모의 경우 제 2공장의 원료로 MX를 사용하고 있다"며 "현대케미칼에서 MX를 직접 공급하면서 수급 불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그간 '골칫덩이'로 여겨졌던 현대코스모도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코스모는 앞서 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정유사인 코스모오일이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해 지난 2009년 1월 설립한 업체다.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PX 사업을 겨냥해 추진한 프로젝트였지만, 그간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잇단 글로벌 증설로 PX 스프레드가 악화하는 흐름을 지속한 점이 현대코스모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코스모는 제2공장 가동 첫 해인 2013년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이듬해 853억원, 지난 2015년 132억원의 연속 적자에 직면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PX 스프레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현대코스모의 실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해 829억원의 흑자를 거두는 데 성공하더니 올해 1분기에도 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만 이미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손익분기점 수준을 맴돌던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400달러 수준까지 오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현대케미칼을 통해 원료인 MX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활기유 업체인 현대쉘베이스오일과 유류저장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일터미널도 제 몫을 꾸준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양사가 올해 1분기 거둔 영업이익은 각각 289억원과 26억원이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의 JV를 통한 사업 다각화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2월에도 카본블랙 사업 추진을 위해 OCI와 합작법인 현대오씨아이를 설립했다.

올해 하반기 상업가동 예정인 현대오씨아이는 향후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공정의 부산물 등을 활용해 카본블랙을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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