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북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서울채권시장은 그동안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당장 가격에 반영해야 할 이슈로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서 한국 금융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나타냈을 땐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오히려 수익을 낼 기회였다.

이번에는 양상이 달라진 듯하다. 북한과 미국이 전쟁이라는 파국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에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겠다"고 응수했다.

북한 리스크에 뉴욕증시는 장중 강세를 모두 되돌리고 약세로 마쳤다. 다우지수는 9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우지수는 33.08포인트(0.15%) 하락한 22,085.34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아이셰어 MSCI 코리아'(iShares MSCI South Korea Capped) ETF는 장중 상승을 모두 반납하고 전일 대비 0.85% 하락 마감했다.

이날 금융시장을 쥐고 흔들 투자주체는 외국인이다. 채권시장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 달러-원 환율 흐름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29.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5.10원) 대비 4.35원 오른 셈이다.

아시아시장에서 달러-엔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최근 북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국채선물을 매도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추가로 매도한다면 채권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약화할 수 있다.

전일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등 단기물이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단기물 약세가 두드러지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가 "기준금리 수준이 낮지만,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단기물 금리 상승으로 캐리 매력이 높아지겠지만, 반대로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지난해 11월 단기금리 급등에 따른 손절 장세와 유사하게 움직일 여지도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은 북한 리스크와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지다. 특히 북한 리스크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시나리오기 때문에 어느 레벨까지 금리가 올라야 충분히 반영됐는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7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내놓는다.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센트(0.5%) 하락한 49.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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