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내 첫 부동산 P2P금융을 표방하며 지난 2014년 12월 출범한 테라펀딩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6년 2월 100억원이던 누적 투자액이 올해 2월 1천억원을 돌파했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끌고 다니는 테라펀딩 성장의 배후에는 제도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소규모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스) 시장이 한몫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된 국내 주택은 모두 65만7천956호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 45만2천70호, 연립 1만5천395호, 다세대 10만2천134호, 다가구 1만9천909동, 단독 6만8천448호로 나뉜다.

비율로 따져보면 아파트가 68.7%, 이를 제외한 연립·다세대와 단독주택 등이 31.3%를 차지한다. 아파트를 제외한 31.3%, 이들이 테라펀딩의 주요 고객이다.

연립·다세대만 하더라도 연간 10만여호가 넘게 건설되고 있지만 이들에게 제도권 금융의 문턱은 아득하다. 소규모라고는 하지만 나대지에 건축물을 올려 대출금을 상환하는 PF인 만큼 시공사의 신용도가 중요한데 소규모 주택사업자가 제도권 금융이 요구하는 신용도를 갖추기 어려운 까닭이다.

테라펀딩은 소규모 주택사업이라도 완공만 된다면 건축자금 회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데에 주목했다. 토지가 확보됐다면 예상되는 건물의 담보가치 내에서 건축자금을 지원하고 준공 뒤 제도금융의 담보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때 준공여부는 가장 중요한 리스크가 된다. 테라펀딩이 삼성물산, 롯데건설, 한미글로벌 등 대형건설사 출신으로 구성된 공정관리팀을 운영하는 이유다. 최악의 경우, 시공사 교체를 통해 직접 건물을 준공한다.

이런 소규모 부동산 PF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부동산 개발시장 규모를 보면, 주거용만 봤을 때 2015년 기준 103조원이 나온다"며 "그중에서 다세대, 연립,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이 31조원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들 31조원의 시장에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이 PF대출을 실행하고 있는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테라펀딩은 그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테라펀딩의 올해 투자 목표 2천억원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겨냥하고 있는 시장규모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 주택경기 위축에도 테라펀딩이 성장을 겨냥하는 배경이다.

양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서 절반 정도 줄어들어도 우리에게는 매우 큰 시장이다"며 "작년 대비 올해 건축 인허가가 30% 줄었는데 그래도 큰 시장이고 매력적인 시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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