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유통업계 양대산맥인 신세계와 롯데가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은평 이마트를 시작으로 롯데몰 은평으로 이어진 양사 간 서북부 시장 경쟁체제는 오는 24일 신세계의 스타필드 고양이 오픈하는 시점을 전후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과거 은평 이마트를 오픈한 뒤부터 시작된 서부 수도권 등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서부 수도권과 은평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북부는 100만명 상권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평 뉴타운이 들어서고 고양 삼송지구와 원흥지구 등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데 이어 기존 일산지역 역시 계속 발전하면서 수도권 서북부는 새로운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신세계의 은평 이마트 오픈이 경쟁의 시발점이다. 지난 2001년 11월 오픈한 신세계의 은평 이마트는 평일에 3만명, 주말에 5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하며 단숨에 전국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은 2천200억원에 달한다.

은평 이마트가 전국 매출 1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경 5㎞ 이내에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롯데몰 은평이 오픈하면서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15년간 전국 매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은평 이마트의 매출이 복합쇼핑몰 롯데몰 은평 오픈 이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롯데몰 은평의 규모는 연면적 약 16만㎡(4만8천400여 평)에 이른다. 이마트 은평점과는 5㎞ 정도 떨어져 있다. 서북부 최초 복합쇼핑몰을 모토로 한 롯데몰 은평은 개장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500만명을 넘었다.

은평 이마트는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국 매출 1위에서 5위권으로 수직 낙하했다. 급기야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에 착수한 뒤에야 다시 전국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은평에 자극받은 신세계는 오는 24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을 오픈하며 수도권 서북부 경쟁에 다시 한 번 가세했다.

스타필드 고양(사진)은 연면적 36만5천㎡(11만400평),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를 갖춘 수도권 서북부 최대 실내 쇼핑 테마파크로 불린다. 단순 연면적 크기만 비교해도 롯데몰 은평의 2배가 넘는 크기다.

스타필드 고양은 고양시와 서울 서북부(은평·서대문) 등 반경 3km 이내 핵심 상권에 180만명, 서울 강서, 마포, 영등포와 경기도 파주, 김포, 양주 등 30분 내 접근 가능한 지역을 합쳐 총 500만명 이상의 초대형 상권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 복합쇼핑몰은 10대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인구 비중이 높은 수도권 서북부 상권 특성에 맞춰 쇼핑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차별화 공간을 확대했다.

이러한 전략은 롯데몰 은평이 오픈할 당시 취한 전략과 유사하다.

이마트 은평점과 은평 롯데몰, 스타필드 고양은 반경 10㎞에 근접해 있어 차별화를 통한 고객 끌어모으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 "스타필드 고양은 서울 초근접 지역으로 따졌을 때 향후 몇 년간은 마지막 복합쇼핑몰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장 최신 시설로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스타필드 고양 오픈으로 일단 경쟁자가 생긴 것은 맞지만 당장 어떤 대응보다는 기존 영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근 수도권 서북부 경쟁이 치열해져 서로에게 시너지가 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