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투기수요를 제한하면서 신탁사들의 이익률에도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쏠린다.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차입형 개발신탁(토지신탁)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탁사들에 대한 우려는 커지겠지만, 규제지역 외 영업력이 강화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9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를 보면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2·4분기에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년째 분기 영업이익이 증가세다. 전분기보다는 26.4%, 전년 같은 분기보다는 62.8%가 확대했다.

아직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자산신탁도 영업이익이 순항 중이다. 올해 1분기 369억원의 영업이익을 쌓았다. 두 분기 연속 300억원대 영업이익이다. 작년 내내 분기 영업이 올랐다.

최근 신탁사의 영업이익 확대는 차입형 개발신탁(토지신탁)을 강화한 결과다. 차입형 개발신탁은 신탁사가 시행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인데 지난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신탁사가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크게 늘었다.

차입형 개발신탁은 신탁사의 다른 사업부문보다 수익성도 크다. 수익과 리스크(위험)가 비례하지만, 신탁사들은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외형 성장과 이익률의 발판으로 삼았다. 신탁사들의 수주에서 차입형 개발신탁의 비중은 늘어갔다.







이런 신탁사의 영업활동에 정부의 8·2 대책이 제동을 걸었다.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천명했고 조합원 지위 양도를 제한하면서 재건축 수요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까지 예상되면서 재건축의 사업성까지 흔들릴 상황이다.

건설업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조합원의 부담금이 늘기에 추진 속도가 상당히 더딜 것이다"며 "강남 지역뿐만 아니라 목동 등도 영향을 받아 서울에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이라는 신탁사 먹거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당장 신탁사가 타격을 받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부동산신탁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개발사업 위축과 분양률 저하 등이 맞물리면 기존 차입형 토지신탁의 사업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던 재건축·재개발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만 "신탁사의 진행 사업장 중에서는 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 등 대도시권을 벗어난 소규모 사업장도 많다"며 "거래절벽이 발생하고 규제지역 외 다른 지역까지 부동산업황이 급격히 둔화하지 않으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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