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기관들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국내 금리가 위로 튈 것에 대비해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선 A급 기업들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고금리 회사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신용등급 'A'인 회사채(3년, 공모, 무보증 기준)의 전일 기준 신용 스프레드는 128.1bp로 나타났다. 연초 139.8bp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10bp 이상 축소된 셈이다.





신용 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크레디트 채권 간의 금리 차로, 국고채에 비해 회사채 등 크레디트 채권이 지니는 리스크를 수치화한 지표다.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회사채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만큼 회사채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A급 이상의 신용 스프레드는 A급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신용등급 'AAA'의 경우 같은 기간 '27.7→30.4bp'로 확대됐고, 신용등급 'AA'는 '42.3bp→39.9bp'로 소폭 조정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A급 기업들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강화한 데 더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된 점이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A급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가 올해 들어 완화된 측면이 있다"며 "지난 3~4년간 A급 회사채 수요가 위축돼 온 측면이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발 심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촉발된 신용 리스크가 상당 부분 진정됐을 뿐 아니라, 조선·건설·항공 등의 취약 업종들도 '최악의 국면'을 넘어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AA급 회사채도 무난히 '오버부킹'에 성공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들어 A급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평균 3배 이상의 수요를 확보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A급 회사채를 둘러싼 강세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이미 휴가철 종료 시점을 목표로 SK건설과 롯데건설, SK매직, 세아제강, 삼화페인트공업 등 A급 기업들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추가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등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서도 "8.2 부동산 대책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등의 파급 효과를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