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은행권과 국유기업의 출자전환 계약 체결이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영 통신사 신화통신은 은행권과 국유기업의 출자전환 계약 규모가 1조 위안(약 169조3천억 원)에 도달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철강, 석탄, 화학, 제조설비 업계의 국유기업 70여 개가 은행권과의 출자계약 합의에 성공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NDRC)는 성명서를 통해 중국의 출자전환 진전으로 국유기업의 총 부채비율이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발개위는 지난 10월 과도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유기업들의 디폴트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국유기업의 부실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하도록 허용하는 출자전환 계획을 시행한 바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 인민 대표대회에서 금융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출자전환을 검토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기업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70% 수준으로 급등했다. 작년 중국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부채의 합산 규모는 15조7천억 달러로, 다른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었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의 출자전환 계약 시범 법안이 출자전환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감위는 발개위의 성명서 발표 전날 출자계획 계약의 시범 법안을 발표했다.

은감회는 초안에서 출자전환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는 최대 주주 자격을 지방의 통합 상업은행으로 규정했다.

또 은감회는 초안에서 42개 미만의 브로커, 20개의 보험사, 몇 신탁 운용사를 지분 보유가 가능한 비금융 기관으로 지정했다.

은감회는 세부적인 법안 내용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첸 수진 화태금융 수석 애널리스트는 "출자전환은 지난해부터 진행돼왔다"면서 "이번 출자전환이 기존의 출자전환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해 일부 은행들은 자산관리상품(WMP)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주식으로 전환해왔다. 첸 애널리스트는 은감회의 새로운 규정에서 이러한 관행이 허용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리스 팡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은감회의) 새로운 규정으로 은행들은 출자전환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은행들의 발언권이 커지면 정부의 압박을 덜 받기 때문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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