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달 만에 1,130원대로 상승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0.10원 급등한 1,13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14일 1,133.30원을 기록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1,130원대를 기록한 셈이다.

달러화는 북한이 미국령인 괌에 미사일 포위사격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개장초부터 1,130원선으로 진입했다.

롱플레이가 집중되면서 달러화는 1,137원대로 고점을 높였다.

장후반에는 네고물량에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1,135원대에 종가를 형성했다.

◇10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8.00~1,144.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될 경우 달러화가 급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딜러들은 설명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투자자들의 달러 매수가 유입되면서 달러화가 개장부터 1,130원선으로 갭업했다"며 "이후 롱플레이가 이어졌지만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쏟아지면서 달러화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 경계도 있어 달러화 상승세가 다소 제한되는 양상이었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북한 리스크 이후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 하락과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이어진다면 달러화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 리스크가 계속 잠재 리스크로 남아있다면 숏커버가 아니라 롱플레이로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4.90원 오른 1,130.00원에 출발했다.

장초반 달러화는 1,130원대로 오른 후에도 롱플레이가 집중되면서 레벨을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소식에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탄도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 명의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리스크회피 심리를 보였다.

달러화 상승을 예상한 역외투자자들은 북한 리스크에 숏커버에 나섰다.

코스피가 하락하고,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불거지면서 달러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달러화가 1,130원대 후반으로 오른 후에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이날 달러화는 1,130.00원에 저점을, 1,137.3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34.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3억4천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1.10% 하락한 2,368.3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586억 원 어치, 코스닥에 470억 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04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31.48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48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9.47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8.73원, 고점은 169.61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47억3천900만 위안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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