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에선 북한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안전자산 선호 재료가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연고점을 돌파한 단기금리가 추가로 상승할지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달려있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3년 국채선물을 매도했는데, 전일은 1만2천307계약을 파는 등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면서 리스크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북한 리스크가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과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가 언급했던 '화염과 분노' 발언이 즉흥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특유의 성향이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 된 셈이다.

당장에라도 전쟁이 날 것 같았던 상황에서는 일단 벗어난 듯하다. 그렇다고 안전자산 선호로 쉽게 돌아서기도 어려운 듯하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1.25bp 하락한 2.2515%, 2년물은 0.8bp 낮은 1.3468%에 마쳤다.

주목할 포인트는 국고채 5년 이하 단기물이 연고점을 뚫고 올라오면서 박스권을 탈피했다는 것이다. 북한 리스크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이는 금리 상단을 가늠하기 어려운 재료로 작용한다. 기준금리가 25bp씩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과거 금리 인상 시기의 흐름 등을 고려해서 적정 금리레벨을 탐색할 수 있다. 문제는 북한 리스크가 현재처럼 고조된 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를 가격에 어느 정도까지 반영해야 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전일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61.03으로 지난달 7일 62.45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한국 CDS가 60을 넘어선 적이 많지 않다.

시장참가자들의 경험상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가 매수 타이밍이었지만, 아직은 피 묻은 물건들이 나오지 않아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3년 국채선물이 차트상으로 9거래일 연속 음봉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적어도 지난해부터 봤을 때 9거래일 연속 음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양봉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장기물은 큰 형님인 30년물이 버티고 있어 상승 폭이 제한되고 있다. 물론, 약세 분위기 자체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30년물이 2.4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보니 장기투자기관의 매수는 꾸준히 유입될 여지가 있다.

국고채 30년물 대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전일 6.3bp까지 좁혀졌다. 만기가 20년이나 차이 나는 두 물건의 스프레드가 역전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재 스프레드는 지나치게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전일 10년 국채선물은 장중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전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공격적 금리 인상은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38.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5.20원) 대비 4.05원 오른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64포인트(0.17%) 하락한 22,048.70에 거래를 마쳤다.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9센트(0.8%) 상승한 49.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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