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월 말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2,300'이 문제였다. 지난 5월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2,300을 넘어서자 증권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말 제시한 주요 증권사들의 연간 코스피 밴드 상단 평균치는 2,280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2,300을 돌파한 것이 단기 오버슈팅이라고 진단하며 지속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앞다퉈 강세장을 전망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였다.

대신증권은 "기대와 낙관심리가 앞서고 있지만, 주가를 떠받치는 펀더멘털 모멘텀은 둔화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지금 당장 추격매수에 나서는 등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2,300 이상에서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대세와는 판이한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갈팡질팡하는 투자 심리 앞에서 지수의 향배를 예측하려는 전문가들도 바빠졌다.

지난 5월 대차잔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 31일 기준으로 대차잔고는 72조7천억원에 달하며 연초보다 20조원가량 증가한 금액을 나타냈다. 현재는 다시 67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때마침 장기 박스권에 익숙한 개인투자자들의 문의도 속출했고, 불안한 개인에게 확신 없는 전략가는 단기 투자처로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리버스 펀드를 추천했다.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은 고객들에게 리버스 펀드를 판매했다.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펀드, NH아문디리버스인덱스펀드 등에 투자금이 몰리며 5~6월 동안 설정액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그로부터 100포인트 이상 더 올라 2,450까지 치솟았고, 리버스 펀드 손실은 불어났다. 주요 리버스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8~10%로 집계됐다.

문제는 펀드 수수료, 보수 등의 비용까지 얹혀지며 코스피가 다시 2,300 수준으로 내려온다고 해도 그 지수대에 펀드에 들어간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지수가 단기 급락세를 보이며 2,370선까지 하락했다. 2,300에 들어간 인버스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이익을 얻으려면 지수가 2,300까지 쭉 떨어져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한 은행 투자 전략 담당자는 "리버스 펀드 투자자들에게 경로 측면에서 3분기는 지수가 쉬어갈 시기니 기회를 노리자고 전달하고 있다"며 "쇼크성 변수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묵묵히 기다리라고 하는 것도 최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버스 전략은 본래 느낌으로 고점일 때가 아닌 이례적 주식 쏠림이나 고평가에서 써야 하는 전략인데 지금 상황이 그런 것은 아니니 손절매해야 한다"며 "더구나 하방 베팅은 추후에 재진입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숙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큰 손 고객 중에는 2배 인버스 상품 등에 투자한 경우도 있고 원유와 증시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해외증시에 상장된 원유 몇 배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리버스 펀드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환매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며 장기적으로 손실을 만회하게 된다 해도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는 결국 박스권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박스권 자체가 레벨업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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