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대결이 고조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CDS(신용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발(發) 리스크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지면 달러-원 환율의 단기 고점을 1,150.00~1,160.00원까지 열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지속할 경우 "지금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4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 정도는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64bp로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미영 센터장 "韓 CDS 나 홀로 상승 유의"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달러-원 환율을 계속 끌어올리지는 않겠지만, 과거와 달리 올 초부터 금융시장이 북한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CDS 프리미엄이 다른 나라들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우리나라만 레벨업 되는 면이 있다"며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지난 2~3월에 저점을 직은 후 60bp를 넘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만 CDS 프리미엄이 오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물에 대한 리스크 헤지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치 자체는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국만 오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달러-원 환율 단기 고점과 관련해서는 "하반기에도 북한 리스크가 나올 때마다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 1,150원대는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며, 기술적으로는 1,150.00~1,160.00원대는 강한 저항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언 애널리스트 "환율 변동성 확대 불가피"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그동안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3거래일 연속된 적이 없고, 여파도 단기에 그쳤지만,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달 달러-원 환율은 1,160원 선까지는 열어두고 있다"며 "옵션 만기일까지 겹치면서 달러화가 1,160원대 매물대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애널리스트는 옵션만기일이 끝나면 달러화 상승세가 반전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환율 방향성이 부재한 가운데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8월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에는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께에는 국내 증시가 기업 실적 가시화로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북한 리스크가 추가되지 않는다면 공급 우위에 따른 원화 강세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정 스페셜리스트 "원화 리스크테이킹 스톱 계기"

류현정 씨티은행 FX 스페셜리스트는 "북한 리스크가 CDS 프리미엄, VIX지수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시장참가자들의 우려 수준이 높아졌다"며 "달러-원 환율이 현재 상황에서 하락하기는 어려워진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리스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달러 숏플레이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달러화 하단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만약 실제로 괌 주변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이 대응해서 타격하는 국면이 된다면 이는 원화에는 리스크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당분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원화 자산에 대한 리스크 테이킹이 제한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도 보험 차원에서 외화보유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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