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시스템 취약성 드러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동부의 한 지방은행이 악의적인 소문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을 겪었다.

1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린샹은행(臨商銀行)은 이날 웹사이트에 지난 7일 회사의 산둥 성 지점 중 한 곳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했다며 이는 몇몇 개인들이 퍼뜨린 소문 때문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예금자들에게 "건강한 금융 질서를 위해 소문을 퍼트리거나 이를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은행의 한 관리는 SCMP에 현재 상황은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소문을 퍼뜨린 3명을 구금했으며 11명을 심문하고, 8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처를 내렸다고 말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지 농업 가공업체인 산둥산웨이오일그룹(山東三維油脂)에 몇몇 직원들이 생산 라인 가동 중단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자 악의적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둥산웨이가 수십억 위안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망할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이를 빌려준 린샹은행도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머는 빠르게 퍼져 500명 이상의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린샹은행 지점으로 몰려들었다.

린샹은행은 1998년에 설립된 은행으로 산둥 성과 저장 성에 총 89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은행은 작년 4억4천200만 위안(약 755억3천만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으며 은행의 예금 자산은 610억 위안(약 10조4천억 원)에 달한다.

SCMP는 이번 사례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실제 3년 전에 장쑤 성의 한 농촌 은행에서 루머로 3일간 뱅크런이 발생, 은행의 예금이 바닥난 경우도 있었다.

당시 은행은 투자자들의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 창구 뒤에 현금다발을 쌓아두기도 했다.

최근 들어 중국 채권 시장에서 디폴트 사태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항상 디폴트를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예금자보호제도를 도입해 각 은행에 개인당 50만 위안(약 8천500만 원)까지 예금을 전액 보장해주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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